강남 '富의 지도' 재편…'개포 전성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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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富의 지도' 재편…'개포 전성시대' 개막
  • 최준선 기자
  • 승인 2016.02.29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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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 대치·도곡 → 반포 → 개포…강남 부촌 계보 변천史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최준선 기자)

▲ 재건축이 예정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아파트 일대. ⓒ 뉴시스

서울 강남 일대 부(富)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개포지구 재건축이 본격화됨에 따라 강남 부의 중심이 개포동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통 부촌인 압구정동은 이제 막 재건축 정비계획이 수립되는 모양새라 앞으로 10년간은 ‘개포 전성시대’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압구정동에서 대치·도곡, 반포를 거쳐 형성돼온 강남 부촌의 역사와 함께 개포가 차세대 부촌으로 주목받게 된 배경을 살펴봤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현재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개포동이 3993만 원으로 △반포(3914만 원) △압구정동(3888만 원) △대치동(3354만 원) △잠원동(3106만 원)을 등을 제치고 강남구에서 가장 높다.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단기간 가격급등에 따른 단기 조정으로 개포동 아파트값이 소폭 하락했지만, 2014년 1분기 3.3㎡당 매매 평균가 3980만 원에서 지난 1월 4572만원으로 2년 새 14.9% 상승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개포 전성시대 개막의 조짐은 지난해 3분기부터 뚜렷해지기기 시작했다. 당시 개포동은 평균 매매가격 3921만 원을 기록해 압구정동(3852만 원)을 제치고 5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강남 ‘富의 중심’, 압구정에서 대치·도곡·반포 거쳐 개포로

사실 강남의 대표적 부촌이라고 하면 대다수가 압구정동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강남 개발 과정에서 1970년대 중후반 압구정동에 대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이후 30년 가까이 강남 부촌으로 자리 잡았다. 30년 넘게 강남 아파트값 1위를 차지하던 1세대 고급 민영아파트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가 그 중심에 있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0년 말 3.3㎡당 아파트값은 압구정동이 1112만 원으로 강남구에서 가장 높았다.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인 669만 원보다 1.5배 이상 높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압구정동에 이어 대치·도곡동이 강남 부촌 대열에 올랐다. 강남8학군 열기와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위시한 초고층 주상북합아파트 전성기로 대치·도곡이 강남 부촌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사실 2000년대에도 강남권 3.3㎡당 아파트값 1위는 개포동과 압구정동의 몫이었다. 2000년부터 2016년 까지 17년간 강남 집값의 1위는 개포동이 11번, 압구정동이 6번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는 재건축이라는 변수가 작용한 탓이며 실제 개별 단지 가격을 고려하면 대치·도곡동의 주상복합 단지가 당시 강남 아파트 트렌드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이다, 실제로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경우 2010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였다. 타워팰리스는 2010년 당시 5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후 강남 부촌의 바통은 반포가 이어받았다. 압구정·개포·대치동 등의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반면 반포동 재건축 사업은 큰 차질 없이 진행됐던 영향이다.

2008년 당시 3.3㎡당 평균 매매가 2908만 원을 기록하며 강남권에서 압구정·개포·대치·도곡동에 이은 5위에 머물렀지만, 2009년 ‘래미안 반포 퍼스티지’와 ‘반포자이’ 등의 재건축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평균 매매가 3714만 원을 기록해 대치·도곡동을 앞지르고 3위로 올라섰다. 이어 2011년엔 개포동까지 제치고 2위(3397만 원)에 올라서며 차세대 강남 부촌으로 자리 잡았다.

반포동 아파트의 열기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분양에 이어 이달 초 계약이 진행된 ‘신반포자이’는 3.3㎡당 평균 분양가 4290만 원대로 강남 지역 최고 분양가 기록을 경신했다. 고분양가로 인한 미분양 우려가 제기됐지만 계약 시작 엿새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재건축 재점화에 강남 1위 탈환…용적률 낮아 사업성도 우수

그러나 최근 강남 부촌의 명성은 다시 개포동으로 옮겨가며 ‘부의 지도’가 다시 쓰여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개포동은 3.3㎡ 평균 매매가격 3921만 원을 기록해 압구정동(3852만 원)을 제치고 5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개포동 집값이 상승하는 이유는 지난 10여 년간 지지부진하던 재건축사업이 내달 분양하는 개포주공2단지를 신호탄으로 본격화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개포동에서는 오는 3월 삼성물산의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분양을 시작으로 총 5개 단지 1만5469가구가 재건축을 통해 공급된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개포주공3단지)도 오는 6월 분양울 시작할 예정이며 지난해 말 관리처분을 받은 ‘개포시영’도 내년 상반기 중 공급될 계획이다. ‘개포주공4단지’와 ‘개포주공1단지’도 해를 넘겨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시공사는 삼성물산(개포주공 2단지, 개포시영)을 비롯 현대건설(개포주공3단지, 개포주공1단지 컨소시엄), GS건설(개포주공4단지), 현대산업개발(개포주공1단지 컨소시엄) 등 대형 건설사들이 맡는다.

이로써 개포지구의 5개 노후 저층 단지 1만2408가구가 5년 뒤인 2020년을 전후해 1만 5449가구 규모의 브랜드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게 되는 셈이다.

개포동이 압구정동을 앞지른 이유에는 중층 중대형 위주의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와 달리 개포동은 5층 이하 저층·저밀도 아파트라는 점도 꼽힌다. 일반적으로 저층 소형 재건축 단지가 중층 중대형 단지보다 사업성이 좋아 가격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용적률이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연면적(지하층을 뺀 건축 바닥면적의 총합) 비율을 말한다. 용적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대지 내에 분포하는 가구 수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용적률이 낮은 개포동 재건축은 고층 아파트에 비해 기존 가구수 대비 증가분이 커서 일반 분양분 가구 수를 늘리기에도 용이해 수익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반면 중대형 평형 노후 아파트가 몰려 있는 압구정동은 현재 재건축 진행 속도가 더디다는 평이다. 한강변과의 거리와 평형대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해관계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개포지구는 강남에 마지막 남은 대규모 저밀도 저층아파트로 사업성이 뛰어난데다 북쪽으로는 양재천, 남쪽으로는 구룡산과 대모산을 둔 친환경 주거지로서 그 가치가 높다”며 “강남 아파트 부의 흐름은 대규모 개발을 따라왔는데 압구정, 대치 등의 재건축은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은 만큼 다음 강남 부촌의 계보를 잇는 것은 개포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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