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표의 너무 이른 '야권통합'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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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대표의 너무 이른 '야권통합' 발언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6.03.02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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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최근 20대 총선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의 전권을 거머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일 ‘야권통합’을 전격 제안한 것은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야권에 다시 한 번 통합에 동참하자고 제의한다”며 “이기심에 집착하지 말고 대의를 위해, 민주정치의 발전을 위해, 이번 총선에서 야권승리를 가져오고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이 발언에는 ‘더민주 혼자서는 새누리당을 이길 수 없다’라는 인식이 녹아있다. 달리 말해 총선과 관련해 김 대표 자신의 능력에 자신이 없음을 스스로 시인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더민주의 지지율이 탄탄한 수준에 이른 상태에서 국민의당 등 다른 야권이 더민주와의 연대를 내심 원할 때 ‘야권통합’을 얘기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더민주 지지율은 그 정도 수준이 아니다. 이처럼 상황이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다른 야당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를 끝내고 기자들에게 “지금 이 시점에 그런 제안을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 먼저 당내 정리부터 하시기 바란다”고 일축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결국 김종인 대표가 야권통합은커녕 야권분열을 더욱 고착화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나아가 제1야당으로서의 위상과 이미지를 추락시켰다는 비난까지 받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김종인 대표의 이날 발언에 대해 “선거 때만 되면 불거지는 ‘묻지마 연대’와 야권 통합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고 꼬집었고, 신의진 대변인도 “김 대표는 정부 심판론을 주장하지만 정작 국민들은 표만 바라며 국정발목을 잡고 야합을 밥먹듯 하는 야당에 분노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대표가 여당의 공격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김 대표가 이같이 문제점을 노출한 반면, 안철수 공동대표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김 대표의 제안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국민의당이 기존 제1야당인 더민주와 다름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차별화에 성공하면 지지율 상승도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야권통합에 응하는 것이 좋다는 분석을 내놓지만, 그건 새 정치를 하겠다고 더민주를 나와 국민의당을 창당한 안 공동대표가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 그 즉시 안 공동대표의 정치 생명은 끝이 날 것이다.

아울러 만약 국민의당 일부가 더민주로 간다면 안 공동대표에게 타격이 아니라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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