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부상 화장품 사업…회장님들 너도나도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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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부상 화장품 사업…회장님들 너도나도 '눈독'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6.03.03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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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원 시대 훌쩍…패션, 제약, 교육 등 非화장품관련 업종도 잇따라 출사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수진 기자)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화장품 사업이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서 대약진을 거듭, 연매출액 5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도 연매출액 5조원을 상회하며, 아모레와 LG생건 두기업만 해도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러한 화장품 시장 성장세에 패션, 제약, 교육 등 화장품과 관련이 적은 회사들도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어 향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 아모레퍼시픽은 한방화장품 브랜드 설화수가 국내 뷰티 단일 브랜드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고 지난해 12월 31일 밝혔다. ⓒ뉴시스

국내 시장 규모 8조원에 달해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총 8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업체의 총 생산액에서 수출액을 제외하고 추정한 내수용 생산액 7조1000억원과 화장품 수입액 1조1000억원을 더해 추정한 수치다. 수출액까지 포함한 국내 총생산액은 10조원을 훌쩍 넘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추정한 국내 화장품 시장의 규모는 2014년에만 7.2% 성장했다. 최근 5년(2010~2014년)간 연평균 6.7% 늘어났다. 생산액 또한 2014년에 약 9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2013년에 비해 12.5% 증가했으며 2010~2014년에는 연평균 10.51% 성장했다.

이처럼 국내 화장품시장 성장률에 비해 국내 화장품업체 생산액 증가율이 더 높다는 것은 국내업체들의 수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5년 화장품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화장품 수출액은 1조8959억원으로 2013년(1조4122억원)에 비해 34.2% 증가했다. 2010년 6902억원에서 2011년 8915억원, 2012년 1조2024억원 등 큰 폭으로 증가해왔다. 2014년 수출 규모는 4년 전인 2010년의 2.7배에 달한다.

반면, 화장품 수입은 2010년 9841억원에서 2014년 1조1033억원으로 1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화장품 무역수지는 2939억원 적자에서 792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보고서는 “국내 화장품 업체는 중국에서 매년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류’ 열풍의 확산으로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국이 다변화됐다”며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수요 확대로 화장품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OEM)·제조업자 개발 생산방식(ODM) 등도 확대돼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아모레·LG생건, ‘10조’ 시대 열어

이같은 성장세에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5조원 시대를 열었다. 두 기업의 지난해 합산 매출만 10조원을 훌쩍 넘긴 셈이다.

지난달 2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5조6612억원, 9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1%, 38.6%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4조7666억원, 7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37%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내 화장품 사업은 18.9% 성장한 3조659억원, 생활용품 및 오설록 사업은 6.6% 증가한 4929억원, 해외 화장품 사업은 44.4% 성장한 1조257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화장품 브랜드숍 이니스프리의 성장도 돋보였다. 이니스프리는 출혈경쟁과 불황 속에서도 영업이익 60% 가량 성장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창사 이래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5조3285억원, 68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 33.9% 성장했다. 이로써 2005년 3분기 이후 42개 분기 연속 매출 성장 행진을 이어갔다.

전반적인 실적을 화장품 부문이 이끌었다. 화장품 부문은 매출 2조4490억원, 영업이익 39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2%, 43.2% 늘었다. 고급 화장품 라인인 ‘후’·‘숨’·‘오휘’ 등 매출은 60% 성장했다. 특히 ‘후’는 LG생활건강의 단일 브랜드 매출로는 처음 8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 관광객 증가 등으로 면세점 매출 역시 63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성장했다.

업계에선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당분간 안정적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국내 면세점 성장과 해외 사업 비중 증가로 성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화장품 업체들은 본격적인 해외 확장기에 진입함으로써 중국 현지법인 및 미국 등에서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며 “신규 카테고리 및 브랜드들이 확장하면서 성장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너도나도 ‘신사업’

제약회사 셀트리온이 화장품 분야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지난 2013년 인수한 화장품 전문회사 ‘한스킨’의 사명을 지난해 ‘셀트리온스킨큐어’로 바꾼 데 이어 이번 사업목적으로 ‘화장품 관련 연구 및 개발업’을 추가한다.

셀트리온은 자사 연구소에서 직접 개발한 바이오소재로 만든 화장품을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 연구소 산하에 화장품 연구소를 별도 설립해 3년 동안 약 1500억원 규모의 R&D 중심의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 연구소를 통해 화장품의 새로운 성분을 독점적으로 개발하고, 혁신적인 딜리버리 기술 연구와 더불어 대규모 임상실험을 진행하는 등 기능성 화장품 성분 개발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즉, 기능성 화장품 연구개발(R&D) 능력과 기존 한스킨의 유통망을 활용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패션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오는 11일에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화장품 용기 제조업을 정관에 추가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라고 지난달 16일 공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말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 이어 지난달 1일엔 신세계그룹의 계열회사로 편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이번 결정에 최근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정유경 사장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를 졸업한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의 패션·뷰티사업 부문을 지휘해 왔다.

웅진그룹도 지난달 29일 국내 화장품 판매법인인 ‘웅진릴리에뜨’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웅진그룹은 웅진릴리에뜨를 통해 모바일을 접목한 방문판매 화장품 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앞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1988년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과 함께 코리아나화장품의 전신인 사랑스화장품을 설립했지만,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웅진식품 등 주력 계열사 증자를 위해 개인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현재 코리아나화장품은 유 회장의 아들인 유학수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하지만 윤 회장은 이후에도 화장품 사업에 애착을 보이며 2010년 방판 브랜드 ‘리앤케이’를 론칭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은 정수기와 화장품, 교육·출판 분야에서 독보적인 노하우와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강점인 방문판매 비즈니스를 시대적인 흐름에 맞춰 개선해 새 시장을 만들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화장품 업종에 대해 중장기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희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화장품 시장은 지난 5년간 연 평균 12%씩 성장해 글로벌 2위로 부상하게 됐다”며 “향후 20년간 연 평균 8% 성장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중국의 인당 화장품 소비 지출액(35달러)도 한국 대비 6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며 “향후 중국인들의 소득 증가는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 확대와 수요 증가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대형마트·홈쇼핑 등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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