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M&A 바람…說 說 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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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M&A 바람…說 說 說
  • 박세욱 기자
  • 승인 2010.07.22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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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 많은데 이눈치 저눈치...‘사실무근’ 연막속 알짜 찾기 혈안
기대와는 달리 성과가 없었던 지난해 기업 인수합병(M&A)시장이 연초부터 들썩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증되지 않은 갖가지 소문이 떠돌면서 해당업체들을 곤욕스럽게 만들고 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소문만 무성한 M&A 잔치로 끝날지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 삼성전자에 피인수설이 나오고 있는 바이오넥스의 제품 생산 장면.     © 뉴시스

 
 삼성, 바이넥스 인수설
 
먼저 삼성그룹이 바이오산업체인 바이넥스를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의 발단은 최근 삼성이 오는 2020년까지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사업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발표하면서 부터다.
 
지난 11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복귀 이후가진 첫 사장단 회의에서 친환경·건강증진 등 5대 신사업에 23조3000억원을 투입하는 ‘비전2020’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이 자리에는 이종철 삼성의료원장이 그룹의 주요 임원급과 함께 참석해 앞으로 바이오·의료기기 사업이 삼성의료원과의 협력 아래 진행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삼성이 10년 동안 중점 추진할 5대 신수종 사업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이다.
 
이들 중 바이오 제약 부문은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2020년까지 2조 1000억원을 투입해 1조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바이넥스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항암제 개발 등 연구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해 온 지식경제부 산하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KBCC)를 위탁 경영하고 있는 회사로 지난해부터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에 피인수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과 바이넥스 측은 인수관련 루머를 부인하고 있다. 한 바이넥스 관계자는 “관련 루머를 부인하는 공시 답변을 할 예정”이라며, “사업을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M&A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삼성 피인수설을 부인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삼성은 M&A 대상으로 거론되는 여러 업체 중 하나일 뿐”이라며 특정그룹에 대한 추측 자제를 당부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바이오제약 부문의 경우 10년후 기대되는 매출규모가 투자액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승산이 있다며 당장 투자대비 매출이 2배 이상 높다고 평가된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LED·의료기기는 단기프로젝트, 바이오제약은 장기프로젝트로 구분돼 투자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바이넥스주는 계속되는 삼성 관련 루머로 주가가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최근 바이넥스가 ‘삼성전자로 피인수된다’는 루머가 돌면서 한국거래소는 바이넥스에 사실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상태다.
 
 현대건설 놓고 범현대家 신경전
 
올 들어 증권가에 돌고 있는 소문중 기업간 최고의 '빅딜'은 단연 현대건설을 놓고 벌이는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간의 M&A 전쟁이다.
 
아예 한 언론은 현대건설의 M&A를 그들만의 리그라는 이름을 붙여 현대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간의 싸움이라고 못박았다. 
 
▲ 현대건설을 놓고 현대기아차그룹과 자존심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 현대그룹.     © 시사오늘
지난 6월 현대건설이란 대어급 매물이 나오면서 인수전에 뛰어들 기업들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미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그룹의 미래를 위해 결코 (현대건설을) 포기할 수 없는 확실한 신성장동력"이라며 수차례 인수의사를 확고히 했다.
 
그러다 현대건설 인수전에 현대기아차그룹이 뛰어든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현대그룹과 범현대가는 또한번 부딪히게 됐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사실무근’, ‘미확인 루머’라며 현대건설 인수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재력을 볼 때 현대건설 주인은 현대그룹보다는 현대기아차 그룹에 가깝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현대그룹의 경우 현대건설 인수시 현재 재계 21위에서 14위로 올라오면 그룹의 덩치를 키울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도 재계순위가 뒤바뀌고 왕회장의 업적을 실질적으로 받들 수 있다는 상징적 효과도 누리게 된다.
 
이런 점에서 누가 현대건설을 인수할 지를 두고 벌써부터 재계를 달구고 있다.
 
 웅진그룹, 저축은행 눈독(?)
 
무엇보다 M&A설이 난무하는 곳은 금융권이다. 하반기에는 저축은행 M&A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금융계는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경영난을 겪었던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지난 6월말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을 계기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면서 매물이 쏟아질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경영 정상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M&A를 적극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저축은행 인수합병을 위한 쟁투가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저축은행 M&A에 웅진그룹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웅진그룹은 계열사인 웅진캐피탈이 저축은행 인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웅진캐피탈이 주도하는 사모펀드(PEF) 웅진금융제일유한회사는 경기도 안산의 ‘늘푸른저축은행’의 주식 100%를 인수하기 위해 주식취득 승인 신청을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늘푸른저축은행은 총 자산 2348억원, 자기자본 173억원의 중소저축은행.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0.34%, 고정이하여신비율 7.83%로 저축은행에선 비교적 우량 회사로 꼽히고 있다.
 
웅진 측은 이 회사의 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정모씨와 회사 지분의 100%를 430억원에 인수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관계자는 “웅진캐피탈이 저축은행 등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투자가치가 있는 것은 물론 그룹사간 연계 영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웅진은 늘푸른저축은행 외에도 서울저축은행 인수를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자산 1조원이 넘는 대형 저축은행인 서울저축은행은 자본잠식 상태로 지난달 1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뒤 금융위가 적기 시정조치(영업정지)를 유예해 줬다.
 
현 대주주가 부실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400억원을 내고 나머지 700억원을 전략적 투자자인 웅진 측이 부담할 예정이다. 웅진 측은 절반인 350억원은 이미 조성된 펀드에서 충당하기로 하고 나머지 절반을 댈 재무적 투자자를 찾고 있다.
 
이번 늘푸른저축은행 거래 성사를 계기로 저축은행 M&A 시장도 점차 활기를 띨 전망이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삼보’, ‘푸른2’, ‘프라임’, ‘신라’, ‘삼신’ 등 전국의 크고 작은 저축은행 10여곳이 M&A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부실 PF채권 매각 이후 경영정상화에 실패하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대주주 증자나 합병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할 방침"이라며 "이 때문에 저축은행 매물이 늘어나 M&A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도 "저축은행이 수신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싶어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다만 부실 PF채권에 따른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어 이 같은 위험에서 비켜서 있는 우량 저축은행들을 위주로 M&A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M&A시장에서 누가 우량 저축은행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저축은행 판도변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합병 ‘안갯속’...소문만 무성
 
금융권은 대형 매물이 줄줄이 걸려 있다. 하지만 설만 무성할 뿐 손에 잡히는 것은 없다.
 
외환은행의 경우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최근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단독 협상을 진행했으나 매각가격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본입찰 도 연기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프라이빗 딜(Private deal)’이기 때문에 본 입찰 일정은 큰 의미가 없다”며 “중요한 인수자가 나오면 급진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연내 매각도 불투명해 보인다는게 현장의 얘기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외환은행 매각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외면하고 있다. 주인인 론스타는 터무니 없게도 매각대금으로 최소 5조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호주의 호주뉴질랜드(ANZ)은행과 영국계 SC그룹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았다. 다른 외국 금융기관들도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인수전에 뛰어들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한 불확실성부터 제거돼야 한다"면서 "자칫 금융권 M&A가 각종 설만 무성한 채 지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은지주와 기업은행 민영화도 기약이 없다.
 
산은지주는 내년 국내 상장, 2011년 뉴욕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검토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밝힌 상태다.
 
기업은행도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나 금융지원 상황 등을 감안해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우선순위는 산은지주에 밀려 있다.
 
산은지주는 그나마 관련법 통과 덕분에 민영화 추진 일정이 개략적으로 나와 있으나 기업은행은 이마저도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민영화 방침은 정해져 있지만 준비 작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M&A를 통한 민영화가 추진중인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이달 말 정부가 민영화계획에 대한 전반적인 브리핑이 나올 예정이다.
 
우리금융에 관심을 가졌던 KB국민금융이 포기를 선언해 그간 하마평이 무성했던 하나은행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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