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논란 '초유분유', 시장서 신경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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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논란 '초유분유', 시장서 신경전 '치열'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03.09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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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과학적 검증 부족…비싸"…유업계, "생산 중단 또는 검토 중"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트루맘 프리미엄(일동후디스), 위드맘 프리미엄·그랑노블(파스퇴르), 아이엠마더(남양유업) ⓒ뉴시스, 남양아이몰 캡처

초유 분유 판매를 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남양유업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식약처가 유업체에 초유 분유를 일반 분유보다 비싸게 파는 행위를 자제하라고 권고했음에도 남양유업은 계속해서 초유 분유 생산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최근 국내 분유업계에 초유 성분이 함유된 분유의 유용성을 내세워 비싸게 판매하는 행위 등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그동안 초유의 유용성과 안정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학계 및 시민단체 주장이 계속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그동안 분유에 첨가되는 초유는 송아지 분만 후 며칠간 분비되는 젖으로 다른 시기의 모유보다 단백질과 칼슘 등의 함량이 높고 면역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따라서 분유 생산업체에서는 분유를 모유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 초유를 넣어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  

실제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발표한 ‘젖소 초유성분 첨가 분유의 안전성 및 유용성 조사연구’에 따르면 국산 초유분유는 효능과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데 비해 일반 분유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식약처의 권고에 관련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초유분유를 판매했거나 판매 중인 롯데푸드와 일동후디스는 초유성분을 분유에서 빼기로 결정했다. 

롯데푸드(파스퇴르)는 이미 지난해 제품 내 초유 성분을 제외해 현재 시중에 판매하는 초유 분유가 없다. 

일동후디스는 올 상반기 내에 원부자재를 모두 소진하고 6개월 미만 유아용 분유에서 초유 성분을 제외할 방침이다. 일동후디스 측은 최근 용역보고서에도 초유분유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나왔지만 논란이 있는 만큼 자발적으로 철수한다는 입장이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강제한 사항이 아니며 현재 분유 중국 수출을 검토 중이기 때문에 전략의 일환으로 자발적으로 초유 성분을 뺀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들 업체와 달리 남양유업은 신중한 입장이다. 자율 권고 사항인 만큼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고 당장 초유 분유 생산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가 명시된 권고안이 내려온 게 아니라 관계자들 간담회 중 나온 사안”이라며 “식약처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초유 분유 소비자들이 많은데 갑자기 안정성, 유용성 논란 때문에 생산을 중단한다고 하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이 초유 분유 생산을 밀어붙이는 데는 초유 분유가 시장점유율과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임페리얼XO 프리미엄’과 ‘아이엠마더’가 각각 프리미엄급 조제분유 시장점유율 1위(31.2%)와 3위(11.4%)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지난 2014년 출시된 초유분유 아이엠마더(1단계)는 남양아이몰에서 3캔에 11만700원에 팔리고 있다. 3캔에 4만5600원에 판매되는 ‘아기사랑 수(1단계)’ 가격의 2배 이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프리미엄 분유 시장을 포기할 경우 발생할 매출 타격을 우려했을 것”이라며 “초유 분유로 마케팅을 해온 만큼 생산을 멈추면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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