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 포인트①] 총수 '위치변경' 묘한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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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총 포인트①] 총수 '위치변경' 묘한 '긴장감'
  • 방글 기자
  • 승인 2016.03.10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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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주간 730곳 주총 '슈퍼주총데이'…여러회사 주식 보유 주주들 주권행사 차단 꼼수 비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등기이사 선임 건이 주요 기업들의 주총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구본무 LG 회장 ⓒ뉴시스

3월, 주총 시즌이 돌아왔다.

10일 증권가에 따르면 오는 11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상장사는 삼성 계열사와 현대차 계열사를 비롯해 총 54곳이다. 18일에는 266개, 25일에는 410개 회사가 주주총회를 열고 상정된 주요 안건들에 대해 논의한다.

사실 슈퍼주총데이라고 불릴만큼, 주주총회 날짜가 몰리는 현상은 매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받고 있다. 여러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의 주주권 행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기업들이 원하는 안건을 손쉽게 통과시키려 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올해도 3월 3주 동안 주총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번 주총에서 기업들이 통과시키고자 하는 주요 안건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업계는 주요 기업들은 기업 총수의 기업 내 위치에 주목하고 있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등기임원으로 복귀할 예정이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재판은 물론 건강상의 이유로 전 계열사 사내이사에서 물러난다는 방침이다. 역시 재판이 진행 중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다시 이사로 재선임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비난에 시달리는 모양새다.

SK・현대차・LG 등 등기이사 선임으로 ‘이미지 개선’

지난 연말 내연녀 문제로 논란에 시달리던 최태원 회장은 등기이사 복귀로 이미지 개선을 꾀한다. SK그룹은 18일 주총에서 최태원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지난 2013년 301억 원을 연봉으로 받으면서 구설수에 올랐지만, 책임경영 등을 이유로 다시 등기이사로 복귀할 뜻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최 회장은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됐던 2014년 3월, 모든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사퇴한 바 있다.

등기임원이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여겨지는 것은 기업경영에서 중요한 의사결정권을 갖는 만큼, 그에 대한 법적 지위와 책임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13년 5억 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 보수공개가 의무화되면서 총수들의 등기이사 기피는 법적 책임을 피하는 것은 물론 연봉 공개까지 회피하려는 꼼수로 지적 받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1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재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의선 부회장도 같은 날 열리는 현대차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이 외에도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의 등기임원을 유지한다.

구본무 LG회장도 동생 구본준 ㈜LG 부회장도 LG화학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삼성, 나홀로 등기이사 선임 ‘외면’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임원 선임 여부가 잠잠하다.

최근 삼성그룹의 재무구조 재편 진행이 한창인 데다 지난해 삼성물산이 합병에 성공하면서 재계 일각에서는 올해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지 않겠느냐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데다 지난해 메르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큼직큼직한 이슈가 있었던 만큼 책임경영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11일로 예정된 삼성물산 주총에서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건은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에서는 정관 변경을 통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가 주요 안건으로 올라왔다.

‘회장님 잡혀간’ CJ・효성, 상반된 주총 안건으로 ‘촉각’

▲ 재판 중인 사업 총수들의 재선임, 혹은 사퇴 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왼쪽부터)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 뉴시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을 대신할 사내이사 선임 건이 주요 안건으로 상정된다.

지난 2일 이재현 회장은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 등시이사에서 모두 사퇴하면서 그룹 7개 계열사의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당시 CJ그룹 측은 “이 회장의 현재 건강상태를 고려할 때, 업무를 계속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임기 만료 시점에 맞춰 사임하는 것은 예정됐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신장이식 수술을 받으면서 2014년 CJ E&M, CJ오쇼핑, CJ CGV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2015년에는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네트웍스 등기이사 임기도 연장하지 않으면서 순차적으로 이사직을 내려놨다.

이에 따라 CJ그룹 측은 이번 주총에서 신현재 CJ주식회가 경영총괄 부사장과 허민회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각각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할 전망이다.

반면 효성은 조석래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 하는 안건을 두고 진통을 앓고 있다.

조석래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은 2년 전인 2014년에도 각종 비난을 받아왔다.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었는 데도 사내이사에 재선임 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18일로 예정된 효성의 주주총회에서 조석래 회장의 재선임 여부가 뜨겁게 다뤄질 전망이다.

효성 관계자는 “당사의 최고 경영진들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에 사상 최대실적 달성을 이뤄내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올해 역시 신흥국의 성장둔화 등 경제위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두산, 총수 변동으로 ‘설렘반 기대반’

두산그룹은 이번 주총을 통해 대를 넘어선 형제경영을 확인시킨다.

지난 2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그룹 회장직을 승계할 때가 됐다”며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천거했다.

박정원 회장은 25일 열리는 ㈜두산 정기주총에 이어 이사회 의장 선임절차를 거친 뒤 그룹 회장에 정식 취임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재계 일각에서는 ‘재계 4세’ 시대가 시작되는 것은 물론, 그룹 총수의 변동으로 인한 그룹 내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위기’ 현대그룹, 총수 사임으로 ‘백의종군’

반면 현대상선의 적자 행진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은 현대상선의 등기이사는 물론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날 방침이다.

현대상선은 오는 18일 열리는 정치 주총에서 현 회장의 사임안을 의결한다고 밝혔다.

현대상선 측은 “현 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자구안이 보다 중립적인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통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면서 “현 회장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지난번 300억 원 사재출연과 같이 대주주로서 현대상선의 회생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정원 ㈜두산 회장(왼쪽)이 박용만 회장의 뒤를 이어 두산그룹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 할 뜻을 밝혔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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