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큰 정치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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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큰 정치를 할 수 있을까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6.03.16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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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정치를 한 번 크게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새누리당 친이계 좌장격인 5선의 이재오 의원이 15일 밤 전격적으로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했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은 새누리당에게 결코 쉬운 지역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이곳에서 승리했다. 그 만큼 지역 관리를 철저히 해 온 것이다.

이 의원 외에도 이날 용산에서 내리 3선을 한 진영 의원도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 외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자’로 찍었던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희국(대구 중-남)·류성걸(대구 동갑)·이종훈(성남 분당갑)·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등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 밖에도 현역이 아닌 친이계 인사인 임태희(성남 분당을) 전 대통령실장, 강승규(서울 마포갑) 전 의원, 이범래(분당갑) 전 의원 등이 컷오프 됐다.

이들은 모두 그 동안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던 인물들로, 박 대통령에게 찍혀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청와대에선 ‘공천에 우리는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가운데 공천에서 탈락한 이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벌써부터 무소속 연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소속 연대는 너무나 작은 정치다. 그저 공천 탈락에 따른 ‘분풀이 정치’로 비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정치로는 큰 힘을 얻기 어렵다.

이런 작은 정치보다는 지금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새 정치’를 한 번 만들어보겠다는 대의명분을 제시, 세력을 모으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필요가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컷오프 된 이해찬 의원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 이미 당을 만들었지만 정치력이나 비전 제시에서 취약한 국민의당과 힘을 합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와 같은 정책을 겸비한 합리적 진보 인사들도 아직 건재하다.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릴 생각은 하지 않고 단순히 금배지 하나 더 달려고 난리치는 모습을 보인다면 희망이 없다. 그런 게 아니라 이참에 대한민국 정치를 한 번 바꿔보겠다는 각오를 보여줘야 한다. 설령, 실패한다고 해도 명예로운 실패다.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려는 작은 정치를 하다가 실패하는 건 초라한 실패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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