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흐르는 ‘건설 한류’…누가 이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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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서 흐르는 ‘건설 한류’…누가 이끄나
  • 최준선 기자
  • 승인 2016.03.17 0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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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최준선 기자)

▲ 포스코건설이 하노이 서남쪽 북안카잉 신도시에 공급하는 한국형 아파트 단지 ‘스플랜도라’이미지 ⓒ 대우건설 홈페이지

"베트남이죠. 중동 외 지역에서 저희가 제일 믿고 있는 사업장은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인데 그 중에서도 발주수요가 제일 풍부한 곳은 단연 베트남입니다.”

저유가로 인한 건설사들의 ‘脫(탈) 중동’ 기조와 관련, 매출 규모 유지의 대안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국내 건설사 수주금액 ‘아시아 1위’…개발 잠재력 높아

실제로 16일 해외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건설사가 베트남에서 수주한 금액은 300억772만3000달러 규모로, 전체 국가 중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에 이은 4위,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1위다.

특히 유가 하락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14년 하반기 이후의 수주 금액은 58억6993만1000달러로 전체 국가 중 쿠웨이트에 이은 2위다.

수주 규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가 베트남에서 수주한 금액은 전년(약 34억 달러)대비 33% 가까이 늘어 약 45억 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베트남의 도시화 비율이 2015년 6월 기준 35.3%로 세계 평균(약 50%)과 비교해 저조하고 인프라 수준도 열악해 개발 잠재력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은 세계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6.5%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베트남 정부는 2020년까지 약 580억 달러의 외국자본을 유치해 △일반 인프라 △사회 인프라 △생산시설 등 5개 분야, 총 127개 사업의 시행 계획을 수립했다. 이 중 △도로 △공항 △철도 △항만 등 일반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71.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울러 지난 1월에 있었던 제 12차 베트남 전당대회에서 논의된 ‘경제 사회 개발 5개년 계획’에는 △2020년까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6.5~7.0% 수준 유지 △1인당 GDP 3200~3500달러 달성 △물가상승률 5% 이하 유지 △도시화 비율 38~40% 달성 등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이러한 목표치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DP의 약 70%가 소비로 이뤄진 경제구조와 주력 소비계층인 20~45세가 전체 인구의 42%를 차지하는 인구구조로 인해 대외환경의 변화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베트남이 이른바 ‘포스트 차이나’,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이유다.

국내 건설사, 베트남 내 사업 현황은?

현재 베트남에서는 국내 45개 건설사가 147건(약 201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다양한 공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베트남 건설 시장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해가는 모습이다.

대우건설은 하노이 시청에서 북서쪽으로 5km 떨어진 지역에 ‘스타레이크 시티’ 신도시 개발 1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1호 민간 주도 한국형 신도시 사업으로 대우건설이 총 지분을 보유한 베트남THT법인이 개발 주체다. 대우건설이 기획·금융조달·시공·분양 등의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며 추정 사업비는 25억 달러 수준이다. 아울러 대우건설은 최근 베트남 현지 자회사 ‘대우비나(가칭)’ 설립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도 주택사업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하노이 서남쪽 북안카잉 신도시에서 베트남 건설업체 비나코넥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한국형 아파트 단지 ‘스플랜도라’를 건설 중이다. 베트남 최대의 신도시로 조성될 계획이며 2020년까지 6단계에 걸쳐 주거·상업·기타지구로 나눠 개발된다. 2009년 1차 물량 553가구를 분양했고, 현재 2차 단지를 조성 중이다. 총 사업비는 38억1000만 달러 규모다.

현대건설도 베트남에 주거시설을 공급한다. 현대건설이 하노이 시청에서 12km 떨어진 하동신도시에 짓는 복합주거시설 ‘하동 힐스테이트’는 지하 2층~지상 31층 5개동, 분양면적 102~168㎡ 총 92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현대건설은 발전소 공사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지난 1월 현대건설은 14억7000만 달러 규모의 ‘몽즈엉1 석탄화력발전소’를 준공했다. 이곳에서 베트남 북부 주민 510만 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인 약 65억kWh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대림산업은 플랜트 수주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약 7억1000만 달러 규모의 ‘베트남 타이빈2 석탄화력발전소’와 3억4500만 달러 규모(대림 지분 약 2억8500만 달러)의 ‘베트남 오몽(O Mon) 화력발전소 2호기’를 건설 중이다. 준공 기한은 각각 2016년 10월, 2017년 11월이다. 약 8400만 달러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 경전철 3호선 공사도 진행 중이다.

교량·고속도로·지하철 등 주요 SOC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GS건설이다. 2013년 1억7000만 달러 규모의 하노이~하이퐁간 고속도로를 비롯해 2014년 1억 달러 규모의 빈틴 교량을 완공했다. 현재 단순도급 방식이 아닌 선투자 사업방식이 도입된 2억9000만 달러 규모의 ‘TBO도로(Tan Son Nhat-Binh Loi-Outer Ring Road)’ 공사와, 4억2000만 달러 규모의 ‘호찌민 지하철 1호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외에도 베트남 남부 밤콩 지역의 ‘밤콩 교량’ 공사, 한국형 신도시인 ‘냐베 신도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지난 2013년에는 베트남 응이손 정유사가 발주한 21억 달러(GS건설 지분 50%)의 베트남 최대 규모 정유·석유화학플랜트 신설 공사를 SK건설과 함께 수주했다. 플랜트 부문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2억300만 달러 규모의 손둥 항만 공사를 수행 중이다. 아시아 대륙의 해안을 따라 자리 잡은 베트남의 지형적 특성상 향후 항만시설 확장 공사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소식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2월 927억 원 규모의 ‘흥하 교량’ 건설 공사를 수주했고, 롯데건설도 한라·한신과 조인트 벤처를 이뤄 지난 1월 637억 원 규모의 ‘로테-락소이 고속도로 공사’를 따냈다. 이달 11일에는 두산중공업이 6900억 원 규모의 ‘빈탄4 익스텐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계약은 2013년 1조6000억 원에 수주한 ‘빈탄4 화력발전소’의 추가발주공사다.

수주 기회 지속 확대 전망…주택부문은 ‘부동산 버블’ 경계해야

베트남에서의 국내 건설사 수주 기회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월 베트남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0년까지 △도로 △공항 △철도 △항만 등 일반 인프라에 500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가 이뤄진다.

아울러 베트남 정부는 2018년 이후 전력 수입국에서 전력 수출국으로의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5년까지 필요한 약 600억 달러의 투자금액 중 상당수를 외국계 자본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주현 호치민 무역관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최근 베트남 정부가 민관협력을 위한 법적 체계를 보완한 이후 민간투자를 활용한 사회기반시설 확충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은 다양한 형태로 베트남의 인프라시설 프로젝트 참여를 고려해보되 관련 법적 체계와 특별 혜택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택부문 수주 기회도 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 전환점이라고 평가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호찌민시와 하노이시의 부동산 공급량은 각각 4만1900가구(전년 대비 122% 증가), 2만8300가구(70% 증가)를 기록했다. 향후 3년 동안 호찌민에는 6만3800가구, 하노이에는 6만1000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무역관은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 부동산 투자에 앞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가져올 수 있는 부동산 시장 불균형과 거품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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