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과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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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시대정신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6.03.17 10: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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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치인들은 시대정신 실종의 책임을 져야한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 이세돌 9단 ⓒ뉴시스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 세간의 화제가 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많은 것을 남겼다. 특히 3연패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대역전에 성공한 것은 한 편의 감동 드라마였다.

역시 정신력이 승부를 갈랐다. 인간은 컴퓨터와 달리 정신력이라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만사가 똑같다. 야구 한일전은 정신력이 관건이다. 한국은 최고의 기량을 가진 9명의 선수로 한 팀을 꾸릴 수 있지만, 일본은 비슷한 팀을 여러 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을 누르고 ‘프리미어 12’에서 우승했다. 우리는 정정당당한 실력으로 일본을 꺾었고, 이것 또한 우리 국민을 감동시켰다.

문제는 정치다. 요즘 여·야는 공천 전쟁 중이다. 매일 각 당에서 나오는 공천자 발표에 촉각을 세우고 있지만 감동은 없고 갈등만 부각된다.

공천은 정당의 대표 선수를 뽑는 과정이다. 사상 최악이라는 19대 국회에 대한 반성은 공천개혁에서 시작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여당이 보여준 공천은 친박과 비박의 이해관계만 드러나고 있다.

자기 지역구에서조차 사라져야 할 정치인이라는 혹평을 받고 있어도 특정 계파의 핵심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으면 공천을 받는다. 인적 쇄신은 물 건너 간 지 오래고, 오로지 계파 이익만 추구하는 상태다.

성공한 정치인은 시대정신을 주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근대화’로 국민을 이끌었고, YS와 DJ는 ‘민주화’로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이제는 시대정신 실종시대이다. 시대정신이 없다보니 국민은 이 시대에 무엇을 추구하고 살아야 할지 잘 모른다. 시대정신이 없으니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정치인이 시대정신을 제시하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 추구하다보니 민생은 퇴행적 혼돈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이세돌 9단의 승리는 정신력의 승리다. 3연패의 충격을 딛고 밤새 인공지능의 약점을 찾아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 정치인들은 ‘이세돌 정신’을 배워야 한다. 계파 수장을 찾아 공천을 받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대한민국 정치의 약점을 찾아 시대정신을 제시해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지는 이세돌과 세월이 지나도 국민의 지탄을 받는 정치권이 대조될 수록 국민의 실망은 더 커진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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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리 2016-03-17 11:58:18
이세돌 9단 대단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자랑스러움을 볼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