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어리 커 어쩌나"…재계 1위 삼성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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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어리 커 어쩌나"…재계 1위 삼성의 '고민'
  • 방글 기자
  • 승인 2016.03.24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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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ENG·제일기획 '매각'…또 파는 삼성, 부담스런 가격·규모에 '난항'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삼성의 덜어내기 작업이 높은 매각가격으로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뉴시스

사업구조 재편의 꿈을 꾸고 있는 삼성이 각종 분야에서 최고를 점령한 덕이 되레 고민에 빠졌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계열사 매각이나 사업부문 일부 매각, 사옥 매각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덩어리가 커 매각이 쉽지 않은 탓이다. 마음을 먹고도 사기 부담스러운 가격과 규모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3분기 1조5127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은 회생 자구안으로 사옥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미 판교로의 이전을 계획해둔 상태지만, 사옥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이전조차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계획했던 올해 6월까지의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1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큰 건물이라 매수자를 찾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현재 매물로 나온 삼성엔지니어링 사옥은 8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삼성엔지니어링은 최악의 상황, 매각을 배제하고 임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서울 사무용 빌딩 공실률이 지난해 8.5%로 급증한 점, 광화문이나 종로 등은 20~30%를 기록하고 있는 점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물로 나온 제일기획도 매각 가격을 두고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매출 2조8607억 원, 영업이익 1272억 원을 기록한 회사로 시가총액은 2조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 중 삼성물산과 전자, 카드, 생명이 보유한 제일기획 지분 28.44%에 대해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국내 광고업계 1위를 달리고 있고, 세계에서도 15위로 꼽히는 만큼 해외 광고업계에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세계 3위의 광고회사인 퍼블리시스가 인수 의향을 내비친 상태지만, 이번에도 매각 가격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삼성 측은 최소 8600억 원에서 최대 9300억 원까지를 적정 가격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인수 의사를 내비친 퍼블리시스가 6800억~7300억 원 정도를 적정가격으로 산출한 탓이다.

이는 최근 제일기획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에 주가가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때문에 상반기 매각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던 제일기획 측은 난감한 상황에 닥쳤다.

최근 제일기획 측은 “주요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카드 등 각종 매각설도 매각가격이 ‘발목’

매각 여부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매각설이 제기된 삼성의 계열사들도 높은 매각가격이 함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태다.

한 때 KCC에 매각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삼성물산 주택사업부문도 마찬가지다.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과 사업을 맞바꿀 것이라는 구체적인 매각 방법까지 거론됐지만, KCC가 인수 후보로 거론된 이유는 분명했다.

국내 건설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덩어리가 큰 삼성물산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회사가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현재는 양사 모두 매각 의사도, 매수 의사도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라 매각설은 잠잠해진 상태다.

삼성카드는 매각가가 3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에서는 농협과 국민은행 등이 인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비싼 가격 탓에 ‘함부로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팽배했다. 때문에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하면서 국내 금융권에 진출하고자하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중국 안방보험이 유력 인수 후보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삼성카드 지분을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매각설을 잠재웠다.

2차례 빅딜=조단위 거래 ‘화들짝’

이미 매각이 완료된 사업들도 ‘빅딜’로 불릴 만큼 거대한 매각가를 자랑했다.

지난 2014년 말 진행된 빅딜 당시 삼성은 석유화학, 방위사업 계열사 4곳을 한화그룹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테크윈, 삼성토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등 4곳을 넘긴 대가는 2조 원을 육박했다.
이듬해에는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의 지분 90%와 삼성정밀화학 지분 31.23%, 삼성BP화학 지분 49%를 롯데에 팔아 3조 원을 챙겼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작업이 계속되면서 이재용의 삼성을 설명하는 단어가 ‘선택과 집중’이 된 상황”이라며 “매각설이 이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팔았다 하면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가 거론되는 만큼 모든 매각작업이 긍정적 결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도 좋지만, 제가격을 받고 파는 게 중요하다. 팔기로 마음먹은 삼성엔지니어링 사옥과 제일기획의 매각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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