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계 총선출정①]여의도로 향하는 거산(巨山)의 사람들
[YS계 총선출정①]여의도로 향하는 거산(巨山)의 사람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3.25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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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 최초 민주적 정치집단, 상도동계
YS 사후 치러지는 첫 선거, 누가 나서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지난 해 우리는 한국정치사의 거목을 또 한 사람 떠나보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이제 양김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렸다. 비록 YS는 떠났지만, 도처에 남은 그의 발자국이 그를 추억케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상도동계다. 한국 최초로 대통령을 만들어낸 민주적 정치집단, 헌정사상 가장 크고 강력했던 정치인들의 모임인 상도동계. 이번 20대 총선은 상도동계가 YS 없이 치르는 첫 선거가 된다. 급속히 밀려드는 새 물결 속에서, 어쩌면 상도동계라는 뿌리가 언급되는 마지막 선거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주목해야 한다. 총선의 열기 속에서 최후의 상도동계 인사들을 <시사오늘>이 조명했다.

상도동계는 우리 헌정사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전임 대통령처럼 추대나 쿠데타가 아닌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대통령을 만든 최초의 정치적 인맥이기 때문이다.ⓒ시사오늘

한국 정치사 최초, 대통령을 만든 정치집단

상도동계란 말은 YS의 자택이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데서 유래했다. YS의 집은 정치인들이 모여드는 사랑방으로 기능하며, 점차 상징적인 장소가 되어갔다. 상도동 자택은 좁기로 유명하다. 거실에 몇 명만 들어가도 돌아서기 힘들 정도고, 식당에 놓인 10인용 식탁에 앉으면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YS는 주변에서 ‘집이 너무 좁은 게 아니냐’하고 얘기하면 ‘집이 넓으면 뭐합니까. 사람이 넓어야죠’라고 말했다. 이렇게 비좁은 상도동 집이었지만 대한민국 최대 정치 집단의 뿌리가 됐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상도동계 인사는 크게 세 그룹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상도동 직계, 민주계, 범민주계다. 1985년 12대 총선을 기준으로, 상도동 직계와 민주계로 나뉜다. 좀 더 구체적으로 1984년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시절 내지는 그 전부터 있었던 인사를 상도동 직계로 부르고 그 이후에 들어온 인물들은 민주계로 불린다. 이어 1990년 3당 합당 이후에 합류한 인사 등은 범민주계로 일컫는다. 시기적으로 이렇게 나뉘지만 이들 모두는 민추협과 민주산악회 등의 다양한 조직을 만들며, 민주화를 이루고 결국은 YS를 대통령으로 만든다.

다만 문민정부 하에서 치러진 제15대 총선에서 YS가 영입한 인사들까지 상도동계(범민주계)로 분류하느냐는 부분은 의견이 엇갈린다. 당시 국회에 입성했던 인물들로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있다. 이들을 ‘YS 키즈’라고는 부르지만 정통 상도동계로 묶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YS의 문민정부 이후 치러진 제16대 총선부터 상도동계는 꾸준히 다수의 의원들을 배출했다. 제 16대 총선에서는 김덕룡(DR)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필두로, 강삼재, 김무성, 김영춘, 박종웅, 박진, 서청원, 안경률, 이병석, 이성헌, 정병국 의원 등이 한나라당 내 상도동계로 자리했다. 민주당엔 이인제 의원이 유일하게 상도동계 출신으로 이름을 올렸다. 탄핵 역풍이 불었던 제 17대 총선에선 여권이 고전했음에도, DR과 김무성, 김영춘, 박진, 안경률, 이병석, 이인제, 정병국 등이 살아남았다. 제 18대 국회에 DR은 들어오지 않았지만, 김무성, 박진, 서청원, 이병석, 이성헌, 이인제, 이종혁, 정병국 등이 그 명맥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제 19대 국회에는 여당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중심으로 서청원 최고위원과 김태호 최고위원, 이인제 최고위원 까지 지도부에 무려 4명이나 포진하는 저력을 과시한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도 4선 중진으로 올라섰다.

거인은 갔지만 정치도, 역사도 이어진다

오는 4월 13일, 20대 총선에도 여러 명의 상도동계 인사들이 출사표를 냈다. 우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무려 8선 고지를 넘보는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7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이 모두 나선다. 세 사람의 현재 선수만 합쳐도 18선에 달하는 중진들이다. 여권에서는 이 외에도 4선의 정병국 의원, 이성헌 전 의원,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 등이 결전을 준비중이다. 야권에선 더불어민주당의 김영춘 전 의원과 박재호 전 부산시당위원장이 공천을 받아 험지에서의 반전을 꿈꾸고 있다.

YS는 시대정신을 읽는데 탁월했으며 대의를 앞에 두고는 대도무문(大道無門) 정신을 내세우며 담대함을 보여줬다. 또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긍정적 사고와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를 바라보며 결코 좌절하지 않는 강단으로 수많은 정치인들의 뿌리가 됐다. 20대 총선 출발선에 선 상도동계 인사들이 이러한 YS 정신을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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