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한의 총선진단>새누리당 복당과 친박의 패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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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한의 총선진단>새누리당 복당과 친박의 패배주의
  •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 승인 2016.03.28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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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의 비박계 복당 불허, 당 운영의 비민주성 자인하는 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비박계 의원들의 총선 연대와 당선 후 복당 여부가 향후 여권 권력 구도 재편에서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27일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에 대해 “새누리 복당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원유철은 이날 오전 MBC <이슈를 말한다>에 출연, “우리당 당헌당규는 공천 탈락해서 무소속 출마할 경우 복당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굉장히 특별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당규 절차는 실지 단순하다). 복당을 허용하면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두 축이 되는 반 친박 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는 27일 4·13 총선을 앞두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의 복당을 불허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아직 그런 것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 공천과정에 탈락해 당을 떠난 무소속 후보들의 복당을 불허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총선 후 복당 문제를 둘러싼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의 갈등을 예고했다.

현재는 유승민·이재오 의원 등 비박계 의원의 새누리당 복당에 대한 의견을 나눌 시점은 아니다. 그러나 원유철·조원진 의원 등 일부 친박 세력이 밝힌 복당 거부 의사가 합당한가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공천 탈락에 의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이재오 의원 등 비박세력의 총선 당선 후 새누리당 복당 거부를 지금부터 밝히는 것은 친박 세력이 유승민·이재오 의원 등 비박세력이 새누리당에 재입당할 경우 당내 역학구도 변화에 대한 자신감 상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 탈당자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유승민계를 포함한 비박계가 대부분이며, 친박계는 윤상현·김태환 의원 단 둘 뿐이다.

새누리당이 민주 정당이라면, 당헌·당규에 따라 재입당 절차를 처리하면 된다. 친박계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비박계 세력의 입당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것은 새누리당이 특정 계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비민주정당이라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 되고 만다.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는 세력이라면 영입대상이 되고, 재입당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고 순리다. 그런데 그동안 자신들과 함께 오랜 세월동안 의정활동을 같이 해왔던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세력의 재입당을 미리 거부하겠다고 밝히는 것은 당내 역학구조의 변화에 따른 자신감 상실과 자기 방어 차원에 내린 고육책이라고 봐야 한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야당이었던 부산의 민주당 조경태 의원도 입당을 받아줬는데, 그동안 새누리당의 최고위원과 원내총무를 지낸 유승민·이재오 의원은 물론 비박계 의원의 복당을 받아주지 않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처사다.

지금의 친박계의 비박 복당 불허 언급은 몽니요 비민주적인 집단행동으로 봐야 한다. 새누리당에 대한 재입당 절차는 당원 규정에 따르면 탈당 당시의 소속 시․도당에 새누리당  입당원서를 제출하여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돼있다. 민주 정당이면 당헌·당규에 따라 입당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지금 탈당한 자들이 구체적인 의사를 밝히지 않은 시점이지만, 특정 계파에서 입당 불가 의사를 미리 밝히는 것은 계파적인 이익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지 모른다.

새누리당 당원 규정 제5조에는 ‘제명되거나 탈당한 자가 다시 입당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제명 또는 탈당 당시의 소속 시․도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하여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재입당의 경우 시․도당에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 해당행위의 정도가 심한 자가 입당신청을 한 경우에만 ‘시․도당은 최고위원회의의 승인을 얻어 입당을 허가할 수 있다’고 돼있어 일차적으로 재입당에 대해서는 시·도당의 권한으로 돼있다.

무엇보다 앞으로 일어날 친박과 비박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여권의 비박 무소속 당선 후보들의 새누리당 복당 여부가 폭풍의 진원이 될 수 있다. 새누리당과 친박 진영으로선 받아주기도, 내치기도 어려운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정치는 국민을 보고 크게 그림을 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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