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과 조경태
스크롤 이동 상태바
유승민과 조경태
  •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 승인 2016.03.30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재한의 총선진단>유승민 거부하고 조경태 환영한 새누리당, 기준이 무엇인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

새누리당의 원유철·조원진·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은 총선 이후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출신 의원들의 재입당을 거부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비박계 의원의 재입당을 받아주건 그렇지 않건 그것은 새누리당의 내부 문제다. 그러나 적어도 새누리당의 당헌·당규 준수 및 기본적인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출신 인사들의 재입당의 근거 및 바로미터는 유승민 의원과 조경태 의원을 비교해 보면 쉽게 판단이 가능하다. 유승민 의원은 친박계에 의해 쫓겨난 자인 반면 조경태 의원은 새누리당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은 자다. 따라서 유승민 의원과 조경태 의원을 살펴보면 비박세력의 비토(거부권)에 대한 정당성을 알아보는 잣대가 된다.

먼저 유승민 의원과 조경태 의원의 정치적 이력을 보면 이해가 쉽다.

유승민 의원은 이회창 대표의 추천에 의해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으로 정치에 입문해 여의도연구원 원장과 17대 비례대표 의원, 18, 19대 대구 동을 지역구 의원을 지낸 3선 의원이다. 그는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국회 국방위원장, 대구광역시당 위원장, 원내 대표를 지낸 중진이다.

반면 조경태 의원은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제18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 간판으로 재선에, 제19대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3선에 성공했으며, 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을 지냈다.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원내 대표로 선출된 자다. 국회 원내 대표로서 정부 정책을 점검하고 새누리당이 그동안 미처 챙기지 못한 복지와 서민을 위한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 내용은 이미 알려진 바대로 다음과 같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집권 초반의 경제성적표를 의식해 단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졌다. 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일가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둬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설령 그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 정책에 반하는 내용이라도 하더라도 ‘증세 없는 복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우리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일이다. 재원 없는 복지 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국회 원내 대표의 역할이란 행정부의 잘잘못을 바로 잡고, 국민들에게 실익이 가도록 하는 것이 그 기본 업무라고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정부 정책을 수정하자는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 이것은 당연한 국회의원의 업무다.

이와 반대로 조경태 의원은 당내의 대립구도가 아닌 여당적 시각으로 비판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2009년 8월 미디어법 국회 통과에 항의해 천정배·최문순·장세환 의원이 사퇴서를 제출하고 국회에 불출석하다가 6개월 만에 입장을 번복하자 그는 입장 번복 3인에게 “대국민 사기극을 펼쳤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으로서 사사건건 문재인 대표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것도 당내 회의체에서 입장을 표명한 것에서 벗어나 신문·방송 등 대외적으로 당 대표를 비난하기도 했다.

유승민 의원과 조경태 의원의 정치적 행보는 이렇게 차별화된다. 유승민 의원은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원내 사령탑으로서 국정운영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비판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조경태 의원은 문재인 대표에게 사적 감정이 개입된 것처럼 때로는 원색적인 표현으로 당내 문제를 언론을 통해 공개 비판했다.

그런데 이들은 공교롭게도 제왕적 리더십을 가진 당의 구심체인 친박 세력(박근혜 대통령)과 친노 세력(친문, 문재인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 친노 세력이 장악한 민주당 당내에서 당대표를 극단적으로 비난한 조경태 의원은 당내의 징계도 받지 않았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세력이 당을 장악한 새누리당에 있던 유승민 의원은 당에서 쫓겨났다. 반면 조경태 의원은 자발적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당내 회의체건 언론이건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민주사회에서는 각계 구성원의 이해가 다양하고, 또한 이들을 대변하는 목소리 또한 다양할 수밖에 없다. 국회의 의정활동 또한 정치적 철학과 소신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지역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 보편적인 일이다. 국회활동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유권자의 선택(투표)으로 결정하는 것이지, 특정 계파의 이익 기준에 따라서 판단하는 것은 결코 아니어야 한다.

유승민 의원과 조경태 의원. 이들 둘의 정치행보와 정치이력을 보면서 과연 새누리당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고, 친박 세력은 어떻게 하고 있는 가를 잘 알 수 있다. 여당의 원내 대표이며 동료 의원이요, 한때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했던 유승민 의원은 재입당이 거부당하고 있으며, 야당에서 그것도 3선 의원을 거치는 동안 새누리당을 비난했던 조경태 의원은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입당을 받아줬다.

새누리당과 친박의 재입당 기준과 가치 기준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친박의 입장에서 당내에서 버거운 존재면 차 버리는 것이 새누리당인지 묻고 싶다.

* 외부 필진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