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뒷북' 경영혁신안, 수익성 개선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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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뒷북' 경영혁신안, 수익성 개선 '미지수'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03.3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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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악화 감지에도 '뒷북 처방', 비용 절감 위주 혁신안은 경쟁력 '상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현대로템 CI ⓒ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실적 개선을 위해 경영혁신안을 선포했지만 뒷북 대처라는 비난과 함께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올해들어 희망퇴직 접수에 나선 데 이어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 소재한 서울사무소를 의왕연구소로 이전하는 등 자구 노력을 이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929억 원의 영업손실, 3000억 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 폭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대로템은 지난해 수주 위기는 물론 그 전 해인 2014년 151억 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경영난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 선제적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방만 경영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서야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이며 적극적인 경영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경기 침체는 물론 글로벌 업체들간의 경쟁 격화로 인해 당장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

앞서 장현교 현대로템 창원공장장도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철도 시장 진출과 수주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현대로템 스스로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는 현대로템이 신용등급(A0, 등급전망은 부정적)도 하락한데다 올 1월부터는 회사채 발행이 아닌 CP(기업어음) 발행과 ABL(자산유동화담보부대출)을 통해 총 36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조달,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당장의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CP의 경우 한 달 단위로 차환해야 하는데다 2500억원 규모의 ABL 만기는 내년 9월 25일까지라는 점에서 차입금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현대로템의 경영혁신안이 △인력 감축 △임원 연봉 반납 △관리직 연봉 동결 △보유 부지·자산 매각 △계열사 지분 매각 △서울사무소와 의왕연구소 통합 등의 비용절감에만 치중한 근시안적 대책이라는 평가마저 나와 전망은 더욱 어둡다.

의왕연구소로 서울사무소를 이전한 건과 관련해서는 직원들 스스로 그만두도록 유도해 신속한 인력 구조조정을 이루려는 것 아니냐는 잡음마저 일었다.

이에 업계는 현대로템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무제표에 얽매이는 당장의 비용 절감이 아닌 수주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는 대안들이 제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철도산업 관계자는 "현대로템이 경영난을 극복하려면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연구개발비를 집중 투자해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에 밀리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기업도 아닌 현대로템이 십수 년 간 국내 사업을 독식하다시피 하며 특혜아닌 특혜를 받았다는 점에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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