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카페인 커피맛 우유'를 먹느니 커피를 마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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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카페인 커피맛 우유'를 먹느니 커피를 마셔라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3.31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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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어린이에게 커피보다 위험한 커피맛 우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우리 생활에서 커피는 이제 일상이 된지 오래다. 커피의 장단점에 대해서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이런 커피가 한때는 점심값과 비교되며 과소비의 표상이라는 불명예를 쓰기도 했다. 이후 착한커피가 나오면서 과소비 이미지는 조금은 씻겨나가며 이제는 커피를 과소비의 표상으로 보는 시각이 드물다.

하지만 여전히 커피에 대한 장단점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다. 바로 카페인 때문이다. 카페인은 중독성이 강한 성분이라는 것은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까지 카페인 유혹의 손길이 곳곳에 뻗쳐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을 꼽으라고 하면 커피나 에너지드링크, 탄산음료를 떠올린다.

그런데 놀랍게도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은 상상을 넘어선다. 츄잉껌, 사탕, 두유, 아이스크림, 시리얼, 초콜릿…. 설마 했던 제품들이다.

문제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高카페인 제품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커피맛 우유’ 제품이다. 제품명에서 보듯이 이 제품은 커피맛을 내는 우유다. 때문에 이런 제품을 구매하거나 섭취를 해도 어느 누구 제재를 하지는 않는다. 우유는 몸에 좋은 제품으로 권장식품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유가공 생산 모든 회사에서 커피맛 우유 제품을 판매한다.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 회사에서 판매하는 커피맛 우유 제품의 카페인 함량이 일반 커피믹스나 에너지음료보다 높다는 것이다. 모든 제품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고카페인 기준인 1ml 당 0.15mg을 넘어선다.

<시사오늘> 취재결과 시판 중인 커피맛 우유의 카페인 함량은 최대 85mg으로, 1ml 당 0.35mg에 달한다. 커피믹스에 함유된 함량 52mg, 에너지음료 60mg보다도 높다.

회사별로는 빙그레의 단지형 커피맛 우유(240ml)에 85mg이 들어 있어 1ml 당 카페인 함량이 0.35mg으로, 시판 제품 중 카페인 함량이 가장 높다. 식약처 기준 2배를 초과한다.

이 외에도 1ml당 카페인 함량은 매일유업의 ‘우유속에 모카치노(310ml)’ 0.26mg, 서울우유 ‘커피우유(200ml)’ 0.25mg, 남양유업의 ‘맛있는우유커피(250ml)’ 0.18mg이 함유 돼 있다.

식약처 기준 1일 섭취량은 성인 400mg, 임산부 300mg 이하, 소아·청소년의 경우 체중 1kg당 2.5mg 이하다. 30kg 기준 어린이 카페인 권장 일일 섭취량은 75mg으로, 커피맛 우유 1개를 마실 경우 기준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해당 회사들은 “커피맛 우유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카페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일리가 있다. 그런데 카페인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데 문제가 되는 것이다.

심지어는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보다도 높다.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커피전문점 커피의 영양성분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카페베네의 경우 1g당 카페인 함량이 0.16mg, 이디야는 0.2mg, 할리스커피는 0.27mg이 들어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커피의 카페인이 몸에 좋지 않다며 커피 섭취를 금기시 한다. 에너지드링크의 섭취에 주의를 주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이것이 아이러니인 것이다. 커피맛 우유에는 이들 제품보다 카페인 함량이 많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커피맛 우유를 마시는 것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우유라는 이유 때문이다.

고카페인 제품에는 ‘어린이, 임산부, 카페인 민감자 섭취 주의’ 등의 경고 문구를 싣고 있지만 이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드물다.

우유는 달걀과 함께 ‘완전식품’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섭취를 권장한다. 그렇다면 커피맛 우유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유이기는 하지만 커피맛 우유다. 커피맛이기 때문에 카페인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 커피맛을 내는 향신료가 들어 있을 것이라는 착각도 불러올 수 있다. 바나나맛 우유에 바나나가 없듯이 말이다.

난감하다. 커피맛 우유 제품을 권장해야 하나 막아야 하나. 여기서 의문점이 생긴다.

해당 회사들이 권장식품인 우유를 이용해 커피관련 제품 시장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성인을 넘어 어린이에게까지 검은 손을 뻗치는 것은 아닌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도 식약처 기준보다 높은 카페인을 함유한 고카페인 커피맛 우유를 먹이느니 차라리 커피를 마시게 하는 것이 낫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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