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현혹하나"…우유업계, 의미없는 체세포수 1등급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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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현혹하나"…우유업계, 의미없는 체세포수 1등급 경쟁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04.08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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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남양유업, 체세포수 최고등급 홍보…낙농진흥회, 시판 우유 절반 이상이 체세포수 1등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나100%우유와 맛있는 우유GT ⓒ서울우유·남양유업

국내 우유업계가 체세포수를 기준으로 ‘1등급’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기존 우유의 절반 이상이 이미 최고등급으로 분류돼 일각에서는 의미없는 마케팅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달 28일 세균수와 체세포수 두 가지가 모두 최고등급인 원유만을 전용목장에서 분리 집유해 생산한 서울우유 ‘나100%우유’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체세포수는 세균수와 함께 원유의 위생등급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체세포수가 적을수록 젖소가 건강하고 원유가 깨끗하다는 의미다. 기존 대부분의 우유는 세균수만을 기준으로 1등급 표시를 했다. 이는 체세포수는 세균 수에 비해 관리가 어렵고 일반우유와 분리해 관리, 생산해야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우유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최고수준의 원유만을 선보이기 위해 서울우유 전용목장에서 생산된 원유만을 등급에 따라 분리 집유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초부터 집유 라인 및 전 생산공정을 새롭게 정비해 나100%우유를 제품화했다. 

노민호 서울우유 상무는 “이번 서울우유 나100%의 도입은 최고 품질의 원유로 만든 우유 제품을 통해 우유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에게 좋은 우유를 고르는 제대로 된 선택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나100%의 도입은 세균수와 체세포수 모두 최고등급인 고급 우유를 대중화할 수 있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서울우유에 이어 남양유업도 지난 6일 ‘맛있는 우유 GT’ 및 ‘저지방우유’ 등에 세균수 기준 1등급뿐만 아니라 체세포수 기준으로도 1등급인 원유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체세포 1등급 원유사용을 위해 수의사들을 공장에 배치해 각 목장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품질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왔다. 또한 이를 일반원유와 구별해 집유 및 생산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원구 남양유업 대표이사는 “세균수와 체세포수가 모두 최고등급인 원유를 사용해 침체돼있는 유가공 현실을 품질로써 돌파하겠다”며 “우유 생산원가가 3~5% 가량 늘어나지만 우유소비촉진을 위해 가격은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체세포수 1등급 원유를 생산하면 생산원가, 물류비 등이 기존 제품 대비 3~5% 가량 늘어나지만 서울우유와 남양유업 모두 가격은 현행 그대로 유지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각 업체가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같은 가격에 품질의 좋은 우유를 선보였지만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눈초리다. 

업계와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세균수 기준 가장 높은 등급인 1A 등급의 원유가 91.4%였다. 체세포수 기준 1등급 원유는 56.7%로 체세포수 기준으로도 이미 국내 원유 생산량의 절반 이상은 1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등급인 2등급 원유는 35.9%였다. 결국 현재 국내 우유 제품 대다수는 세균·체세포 수 1등급인 원유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관해 업계 관계자는 “우유 업계가 체세포수 1등급을 강조해 제품 홍보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 우유 제품도 최고등급 원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품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라며 “매출 증대를 위해 체세포수 마케팅을 내세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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