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4·13 총선 행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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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 4·13 총선 행보 '눈길'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4.12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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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왼쪽부터) 박근혜 대통령,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 ⓒ 뉴시스, 시사오늘(김현철)

박정희, 김영삼(YS), 김대중(DJ). 각기 다른 모습으로 대한민국을 호령했던 전직 대통령들의 이름이다. 이들에 대한 후대의 평가는 이념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지만 세 사람 모두 한때 정치권의 '태양'이었음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태양은 수명을 다했지만 눈부셨던 역광은 여전히 우리를 비추고 있다. 이번 4·13 총선에서도 수많은 정치인들이 이들의 이름을 앞세워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태양의 후예'도 각기 다른 모습으로 20대 총선 선거판을 흔들고 있다.

정치권 '태양의 후예' 박근혜 대통령(박정희 장녀),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YS 차남),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DJ 삼남)이 4·13 총선에 대처하는 자세를 <시사오늘>이 정리해 봤다.

박근혜, 아버지의 유산 '대구' 지킬 수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선거판을 연일 종횡무진하고 있다. 전국 각지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돌면서 경제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눈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총선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지방순회에 나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사실상 선거개입이라는 것이다. "힘을 모아 달라"는 12일 박 대통령의 발언은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주재한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무력도발과 핵 개발 의지도 국민의 힘으로 꺾을 수 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국민의 단합된 힘과 의지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강력한 힘이자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세웠다.

'태양의 후예' 박 대통령은 아버지의 유산인 TK(대구경북) 지키기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친박(친박근혜) 좌장 새누리당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10대 대기업 대구 유치를 건의해 청와대로부터 '여러모로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대구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TK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여권의 텃밭이다. 유승민 등 무소속 후보와 김부겸 등 야권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는 곧 박 대통령의 레임덕과 직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다수 견해다.

이와 관련, 지난달 대구에서 <시사오늘>과 만난 여권 성향의 한 지역 핵심 관계자는 "TK는 박정희가 박 대통령에게 물려준 마지막 유산"이라며 "우리가 박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철, 출마는 무산됐지만…SNS 통해 더민주 응원

YS 차남 김현철 교수는 당초 이번 총선 출마를 타진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역시 여론조사까지 진행해 가며 김 교수의 영입을 검토했지만 결국엔 무산됐다.

김 교수와 함께 당 지도부가 공천을 검토했던 DJ 삼남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 모친인 이희호 여사의 건강 악화를 들어 출마를 고사한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김 교수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서 "많은 권유도 있었고 힘을 보태고 싶었지만 이번 총선에는 직접 참여를 접었다"며 "하지만 이번 총선을 징검다리로 내년 대선은 반드시 이 나라 민주주의 회복과 경제정의가 바로 세워지는 원년이 되길 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교수는 SNS를 통해 더민주를 외곽에서 적극 지원하는 눈치다.

그는 YS의 결기론을 내세워 "결기란 아버님이 과거 극악무도한 군사독재정권과 목숨을 걸고 싸울 때 표현하는 것인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아예 그런 결기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힘을 합해 무능하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 현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할 시기에 정말 잘못된 결기를 부리고 있다"고 김 대표와 안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또한 지난 16일에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후 5년만 더 집권했다면 역대 북한 정권과 적대공생하면서 독재를 일삼던 독제세력들을 정리하고 정치민주화와 함께 경제민주화를 벌써 이뤘을 것"이라며 "이번 총선과 내년 대선은 이를 이루는 원년이 되길 멀리서나마 기원해 본다"고 적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시사오늘>과 한 인터뷰에서 정치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자신의 꿈을 밝힌 바 있다.

"민주정부가 시작된 지 20여 년이 다 됐는데도 우리나라는 과거 시스템에 머물러 있다. 세월호 참사는 그 방증이었다. 사회구성원리, 생산시스템, 그리고 정치체계 및 국민의식 등이 모두 그대로다. 심지어 민주화 20년이 실패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문민정부의 개혁정신을 이어받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치를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매진하겠다.

YS 차남이라 불리기보다는 '정치인 김현철'이라고 불리고 싶은 건 사실이다. 김현철만의 정치를 할 때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아직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니까…. 곧 새로운 수식어가 붙지 않을까 싶다."

김홍걸, 차기 총선·대선 교두보 삼아 재보선 노리나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호남 선대위원장)은 국민의당의 녹색돌풍 속에서 '호남 특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호남 정치의 상징 DJ의 아들임을 십분 활용해 더민주에 대한 호남의 반감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다.

지난 1월 동교동계가 국민의당으로 이탈할 때 김 위원장은 더민주 입당의 길을 택했다. DJ와 호남이 분열과 갈등의 수단이 돼선 안 된다는 논리였다.

당시 그는 입당 기자회견을 통해 "더민주는 당명을 바꿔도 김대중 정신과 노무현 정신이 합쳐진 60년 야당의 정통 본류다. 어려움을 겪는 더민주를 위해 나라도 나서야겠다고 각오했다"며 "아버지의 이름을 호남 분열과 갈등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분열의 수단으로 아버지의 이름을 말하지 말라. 그분이 하늘에서 눈물을 흘릴 것"이라고 국민의당을 지적했다.

최근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호남에 방문하는 문재인 전 대표와 동행했다. 호남의 반(反)문재인 정서를 잠재우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김 위원장은 12일 CBS<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문 전 대표 방문 이후, 우리 당 지지율이 낮았던 50대 이상 연령대에서도 조금씩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호남 민심이 조금씩 다시 우리 당으로 오고 있다는 것은 이미 확실히 보인다"며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참신하고 개혁적인 인사를 공천하지 못했다. 구태정치하는 현역의원이나 당선 가능성만 보고 공천했다. 개혁정당이라는 말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내세웠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4·13 총선에서의 호남 역할론을 내세워 야권의 차기 대선 캠프에 주도적인 책무를 맡아, 향후 재보궐선거 출마를 위한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더민주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한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입당하면서 가장 먼저 꼽은 구호가 '통합'이었다"며 "총선 후 야권 정계개편에서 통합 논의가 자연스럽게 나올 건데 김 위원장의 역할론이 다시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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