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박근혜-문재인-안철수, 마지막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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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박근혜-문재인-안철수, 마지막 대결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4.13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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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박근혜 대통령(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캐릭터 ⓒ 뉴시스

20대 총선은 2012년 대선의 주인공 박근혜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마지막 대결이다. 18대 대선부터 지금까지 유지됐던 '박·문·안 3자구도'가 4·13 총선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 승패를 떠나서 시간이 아쉽다. '과거권력'이 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겨도 웃을 수 없는 처지다.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둔다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위시한 비박(비박근혜)계의 기세가 올라 '원내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총선 직전에 터진 공천 파동이 그 방증이다.

물론 강력한 집권여당의 대두는 현 정권의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정국 주도권도 청와대의 손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하지만 그만큼 박 대통령의 당내 장악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또한 20대 총선을 기점으로 '현재권력' 뒤에 줄을 선 인사들이 '미래권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지금까지 청와대에 꼬리를 내렸던 김 대표가 숨겨왔던 발톱을 드러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김 대표는 공천 파동에서 옥새를 쥐고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그러나 패배는 곧 레임덕이다. 새누리당의 이번 총선 공천은 사실상 청와대와 친박계가 좌지우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임론이 '과거권력'이 돼 버린 박 대통령을 향해 제기될 공산이 크다.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국정 동력도 상실하게 된다.

박 대통령에게 관건은 진박 인사들의 생존 여부다. 정권 끝까지 그를 비호해줄 수 있는 진박계가 절실한 박 대통령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었다.

문 전 대표는 당대표를 내려놓기에 앞서 "이번 총선에서 정권교체의 희망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겸허하게 내 역할이 여기까지라고 인정하겠다"고 공언했다. 패배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생존 마지노선'으로 100~110석을 거론한다. 현재 더민주의 의석수인 107석 정도를 확보하면 안정권이고,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저지하면 금상첨화다.

패배한다면 대권은 물론이고 당 장악력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당권을 잡은 이후 치러진 두 차례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해도 책임을 지지 않았던 문 전 대표다. 명분상 김종인 대표에게 책임론을 제기할 수 없다. 친노(친노무현)계가 던질 패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호남의 녹색돌풍이다. 국민의당이 호남 전체 의석 28곳 중 20곳 이상을 차지한다면 문 전 대표는 깊은 내상을 입을 공산이 크다. 야권의 심장부 민심이 문 전 대표를 내친 꼴이 되기 때문이다.

대권가도에도 큰 악재다. 호남이 문 전 대표 대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택하는 건, 향후 박·문·안 3자 구도를 대체할 새로운 구도에서 문 전 대표의 이름이 빠지는 걸 의미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박 대통령과 문 전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위치에 있다.

안 대표는 더민주와 당내 일부 세력의 야권 통합론을 일축했고, 후보 단일화 논의 역시 단호하게 거부했다. 자신의 힘으로 일군 '안철수 신당'으로 선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같은 부분을 감안하면, 목표 의석수 30석을 꼭 채우지 않더라도 국회 교섭단체 기준인 20석 정도를 확보하면 안 대표의 입지는 크게 확장될 전망이다. 누구에게도 힘을 빌리지 않고 '20년만의 3당 체제를 수립한 정치인'의 리더십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야권 정계 재편의 동력도 안 대표의 손아귀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20석 이상을 얻지 못한다면 안 대표의 존재감은 정국에서 사라지게 된다. 비교섭단체가 된 국민의당은 소속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와해될 공산이 크다. 청와대로 가는 길이 요원해지는 것이다.

문제는 호남 민심이 총선 이후에도 안 대표에게 향해 있느냐에 있다. 호남은 '안철수도 싫지만 문재인은 더 싫다'는 이유로 국민의당을 응원하는 경향이 크다. 안 대표를 지지하는 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심판 여론인 셈이다.

4·13 총선 뒤에도 호남 민심을 확실히 사로잡아야 안 대표의 진정한 승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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