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반응]더민주, 반쪽짜리 잔칫집…계파갈등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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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반응]더민주, 반쪽짜리 잔칫집…계파갈등 '예고'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4.13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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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13일 상황실 찾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 시사오늘

13일 4·13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접한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상황실 분위기는 '반쪽짜리 잔칫집'이었다. 수도권, 대구, 부산 등에서 유력·접전 후보들이 쏟아져 나와 환호성을 질렀지만, 야권의 심장부 호남을 국민의당에 내준 데 따른 장탄식이 공존했다.

이날 상황실에서 김종인 대표, 정장선 선대위원장 등 더민주 관계자들의 표정을 살펴보니 총선 이후 적잖은 계파갈등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각자 지지·동조하는 유력 차기 대권 주자들의 희비에 따라 반응이 엇갈린 것이다. '20대 총선은 19대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말이 사뭇 떠올랐다. 

친노(친노무현)계열 당원들은 인재근, 우원식, 우상호, 이인영 등 486계(김근태계)로 분류되는 운동권 출신 후보들의 선전소식에 박수를 연이어 치며 흥분했다. 또한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보도에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친문재인계 핵심 진성준 후보의 패배 예상에는 무릎을 치며 아쉬워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김종인 대표는 이들의 출구조사 결과에 담담한 모습이었다. 반면, 경기권의 이찬열, 이언주, 백재현 등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당선 유력하다는 결과를 접한 김 대표는 입가에 만연한 웃음을 지으며 박수를 쳤다. 이 대목에서 김 대표는 당직자에게 생수를 따라 달라 지시하며 '축배'를 들기도 했다.

김부겸 후보가 대구의 아성을 깰 것이 확정적이라는 소식이 들리자 환호 소리가 상황실을 가득 메웠다. 한 당원은 격한 감정을 감추지 않으며 눈물을 흘렸다. 기쁨의 눈물이었다. 김 대표 역시 열정적으로 박수를 쳤다.

김포갑에 출마한 김두관 후보의 유력 소식에는 몇몇 열성 김두관계 당원들이 "김두관! 김두관!" 구호를 외쳤다. 여기에 동조하는 관계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날 기자와 만난 더민주의 한 핵심 당직자는 "좋은 날에 뭐 그런 걸 물어보느냐"면서도 "아무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후보가 잘 되면 더 반응이 좋은 게 사람이니까 당연한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호남권 더민주 후보들이 국민의당에게 밀린다는 출구조사 결과에는 상황실에 착석한 모두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어휴'하는 장탄식이 여기저기서 쏟아졌고, 급기야 긴 침묵이 이어졌다.

김종인 대표 역시 의자에서 잠시 엉덩이를 들썩이더니 호남권 출구조사 결과가 보도되는 TV 화면을 조금 더 앞에서 지켜봤다. 혀로 바짝 마른 입술을 달랬다.

그래도 전반적인 상황실 분위기는 활기찼다. 김 대표가 "출구조사 결과를 보니까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느낀다. 겸허한 마음으로 결과를 계속 지켜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상황실을 뜨자, 당직자들은 미소를 띤 얼굴로 서로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더민주는 상황실에 남은 취재기자들에게 미리 준비한 김밥과 생수를 제공했다. 새누리당 상황실을 취재하는 기자에게 물어보니 "우리는 그런 거 없다"는 대답이 날아왔다. 국민의당 상황실에 나간 기자는 "햄버거랑 떡을 돌리더라"고 말했다.

'잔칫집' 국민의당, '안도의 한숨' 더불어민주당, '초상집' 새누리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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