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반응]새누리, 기대에서 침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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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반응]새누리, 기대에서 침통으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4.13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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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굳은 표정으로 TV를 지켜보고 있는 새누리당 지도부 ⓒ 시사오늘

“아...”

14일 오후 6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새누리당사 2층 종합상황실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급격히 얼어붙은 분위기에 누구도 입을 떼지 못했다. TV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흘러나오는 내내 원유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표정은 굳어있었고, 황진하 사무총장의 입에서는 연신 한숨이 터져 나왔다. 입을 꾹 다물고 있던 김성태 의원은 발표가 끝나자마자 자리를 떠났다.

새누리당은 당초 145석을 목표치로 내걸었지만, 내심 과반 의석 이상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오후 5시경 종합상황실에 도착한 원유철 원내대표도 “과반 의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야권 분열로 수도권과 대전·충청·세종 접전 지역에서 어부지리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새누리당 당직자들 사이에서도 “최소 과반 의석은 얻어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취재진들도 새누리당의 승리를 점쳤다. 한 기자는 “못해도 160석은 되지 않겠나”라며 “180석은 무리지만 무소속 당선자까지 합치면 170~175석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기자는 “환호하는 사진을 제대로 찍어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5시30분 이후 강봉균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김학용 의원, 김성태 의원, 황진하 사무총장 등이 하나둘 종합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도 패배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들은 환하게 웃으며 미리 와있던 당직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오후 5시59분,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발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함께 “3! 2! 1!”을 외치기도 했다. 

▲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자리를 비운 새누리당 지도부 ⓒ 시사오늘

그러나 가장 좋은 상황을 가정해도 과반 획득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침묵 속 TV 소리만이 종합상황실을 채웠다.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원유철 위원장은 떨리는 손으로 연신 땀을 훔쳤고, 황진하 사무총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숨으로 답답함을 달랬다. 강봉균 위원장은 앞으로 손을 모은 채 무표정으로 TV 화면을 응시했다.

이정현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를 앞선다는 결과가 발표됐을 때는 박수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이내 침울한 분위기로 돌아갔다. 가장 먼저 종합상황실을 떠난 김성태 의원을 시작으로, 강봉균 위원장과 원유철 위원장, 황진하 사무총장, 김학용 의원이 모두 자리를 비우기까지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원유철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공천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우려한 게 현실로 나타난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잘못이 많아 그렇다고 보고 개표결과를 끝까지 잘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원유철 위원장의 말 그대로, 국민의 회초리는 매서웠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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