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PK, 무너진 새누리의 철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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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PK, 무너진 새누리의 철옹성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4.14 0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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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춘, 새로운 대권주자로 발돋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당선자 ⓒ 뉴시스

PK(부산·경남)가 요동쳤다. “부산과 경남이 디비지고(뒤집어지고) 있다”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언은 틀리지 않았다. 지난 제19대 총선에서 문 전 대표(부산 사상)와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 민홍철 의원(경남 김해갑) 세 사람에게만 허락됐던 ‘PK산 금배지’가 이번에는 8명의 야권 후보에게 주어졌다. 공고했던 영호남 지역구도에 거대한 균열이 생긴 것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PK 싹쓸이’를 노렸다. 제19대 총선 때 부산 사상에서 당선됐던 문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했고, 조 의원은 새누리당으로 적을 옮겼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권의 강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역적 기반이라는 점에서 ‘낙동강 벨트’는 새누리당의 차지가 될 공산이 커보였다.

그러나 민심은 새누리당에 등을 돌렸다. 우선 부산 연제구에서는 ‘진박’ 후보가 무너졌다. 더민주당 김해영 후보는 재선 국회의원인 김희정 후보를 꺾고 금배지를 손에 넣었다. 특히 김희정 후보는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친박’ 출신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클 전망이다. 실제로 김희정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친박 감별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참석하기도 했다.

지역주의 붕괴 조짐도 나타났다. 서울 광진갑에서 재선에 성공하도고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제19대 총선에서 부산에 출마, 3.76%포인트 차이로 고배를 마셨던 더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새누리당 나성린 후보와의 리턴 매치에서 3.1%포인트 차이 신승을 거두고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김 후보는 지난 총선 직후부터 표밭을 다지며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투신했던 인물인 까닭에, 이번 승리는 새누리당 입장에서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노’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부산 북구강서갑에서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제2부속실장과 경제부총리 정책보좌관을 역임한 더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이 지역 현역 의원이자 ‘김무성계’로 꼽히는 새누리당 박민식 후보를 꺾었고, 부산 사하갑에서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고 통합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과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최인호 후보가 새누리당 김척수 후보에게 승리를 거뒀다.

부산 남구을에서는 참여정부 때 국민체육공단 이사장을 지낸 더민주당 박재호 후보가 새누리당 서용교 후보를 눌렀으며, 경남 김해에서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더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를 이기고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경남 김해갑 현역 의원인 더민주당 민홍철 후보는 새누리당 홍태용 후보에게 승리를 거두고 재선에 성공했다.

노동자를 대변하는 야권 후보들도 PK 균열에 한몫했다. 정의당 노회찬 후보는 경남 창원·성산에서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에게 앞서 ‘진보 첫 3선’이 됐다. 경남 창원·성산 지역구는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17, 18대 총선에서 당선됐던 ‘진보 정치 1번지’다.

한편, ‘진보 정치의 메카’ 울산에서도 노동자를 대표하는 무소속 김종훈 후보와 윤종오 후보가 각각 동구와 북구에서 당선되며 총선 현황판에서 붉은색을 걷어냈다. ‘철옹성’이었던 PK에서 야권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새누리당이 자신했던 과반 의석도 무너져 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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