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유리천장'…국내 제약업계, 여성임원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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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한 '유리천장'…국내 제약업계, 여성임원 '실종'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04.14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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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1~2명에 그치는 등 감소세…"시대에 역행" 비판의 눈초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여성임원이 실종상태에 있어 유리천장이 굳건하다는 비판의 눈초리다. ⓒ각 사 홈페이지

최근 국내 주요 기업이 여성 임원을 늘리려는 분위기와 달리 주요 제약사는 1~2명에 그치면서 여성 임원이 ‘실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여성 임원 비율도 대부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제약업계에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상위 5곳 제약사인 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 대웅제약 5개사의 지난해 여성 임원 수는 각각 9명, 1명, 1명, 2명, 1명이다. 이중 광동제약의 경우 여성 임원 2명 중 1명은 고(故)최수부 창업주의 부인인 박일희 명예부회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실질적인 여성 임원은 고작 1명이다. 

전체 임원 대비 여성 임원의 비율을 살펴보면 5곳 제약사 중 한미약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전체 임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약 24%,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4%, 광동제약은 7%, 대웅제약은 5%다. 

5곳 제약사 중 한미약품을 제외한 4곳은 최근 3년간 여성 임원 비율이 그 자리에 머물거나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여성 임원 비율이 지난 2013년 약 5%였으나 2014년과 2015년 4% 수준으로 떨어졌다. 녹십자의 경우 지난 2013년 약 3.7%, 2014년 4.5%, 2015년 4.3%를 기록했다. 

대웅제약 여성 임원 비율은 지난 2013년 약 6.8%, 2014년에는 6.6%, 지난해에는 5%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등기임원 8명 중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 최근 3년간 조직의 주요 의사 결정이 모두 남성에 의해 이뤄진 셈이다. 

광동제약도 계속해서 그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전체 임원 수는 지난 2013년 19명, 2014년 22명, 2015년 28명으로 꾸준히 늘어났으나 여성 임원은 2명으로 동일했다. 이에 따라 여성 임원 비율은 2013년 약 10%에서 이후 한자리수인 9%, 7%로 각각 줄었다. 

한미약품만이 상위 5개사 중 유일하게 여성 임원 비율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난 2013년부터 최근 3년간 한미약품의 여성 임원 비율은 약 16%(2013년), 19%(2014년), 24%(2015년)로 꾸준히 증가했다. 

해당 제약사 관계자들은 “여성 임원을 일부러 줄이려고 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여성 임원이 거의 없다는 데에 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제약사와 달리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성평등한 조직 문화와 기업 발전을 위해 여성 임원 비율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지속 가능 보고서에서 자사 여성 임원을 오는 2020년까지 10%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국 여성도 사장까지 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6대 부문별 수장을 전원 여성 임원(상무)으로 교체했다. ‘여성파워’로 유통업계 1위에 도전한다는 각오다. 

홈퍼니싱부문, 유아동부문, 마케팅부문, 상품기획(MD)혁신 부문, 인재육성담당, 경기남부고객 부문 등으로 제품 선정부터 마케팅, 영업까지 의사결정자가 모두 여성으로 채워졌다. 롯데마트 창사 18년 역사상 최초다. 

이들은 마트의 주요 고객층인 여성의 니즈를 반영해 점포의 형태, 마트 코너의 조명, 매장 동선, 진열대 높이 등을 개선했다. 이 같은 사항이 반영된 매장은 전년 대비 매출이 10~20% 뛰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같은 제약업계의 현 상황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눈초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업은 기재 산업인 데다 다른 세일즈에 비해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여성 임직원이 적은 것 같다”며 “조직 문화도 아직까지는 보수적인 편이라 여성 임원을 늘리려는 노력이 부족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제약업계가 여성이 일하기 힘든 곳이라는 편견을 깨는 동시에 조직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 여성 임원을 늘리는 사회적 흐름을 따라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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