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아야 되는데…" KB금융, 현대저축銀 매각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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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야 되는데…" KB금융, 현대저축銀 매각 '골머리'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6.04.14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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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사람 다 샀다" 업계 내 매각 무리…중국계·사모펀드만 관심 보일 듯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KB금융지주의 현대증권 인수에 따라 현대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매각 성사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증권 지분 22.56%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증권 자회사였던 현대저축은행이 KB금융의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현행 금융지주법은 계열사 편입시 생길 수 있는 손자회사를 2년간 지배할 수 있다. 이 기간 내 재매각하거나 자회사로 편입시켜야 한다.

KB금융은 현대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시키기보다 매각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미 계열사에 저축은행이 존재하는데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정상적인 저축은행에 대해 합병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워 시너지 효과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현대저축은행 지분이 2500억 원대로 평가되는 만큼 KB금융 입장에서는 현대증권 인수비용 일부를 회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KB금융 관계자는 "현대증권 인수가 비은행 부문 강화라는 명분으로 추진됐는데 시너지 효과가 떨어지는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현대증권의 자회사인 현대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매각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시스

앞서 KB금융은 KB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손자회사로 편입한 LIG투자증권을 시너지효과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케이프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증권사와 달리 저축은행에 관심을 가지는 인수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가장 최근에 매각이 성사된 HK저축은행도 자산 규모로 업계 3위, 순이익 규모 업계 2위 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에서 이견을 보이며 6개월이 넘도록 공방을 벌여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이나 수익성이 월등히 뛰어난 HK저축은행도 6개월이나 협의한 끝에 겨우 성사됐는데 현대저축은행이라면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계 자금이나 해외 사모펀드 정도만 검토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사모펀드에 매각될 경우 의무처분 기한(원칙 7년, 3년 추가)이 지난 뒤 다시 매물로 시장에 던져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현대저축은행이 지난해부터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서 2~3년만 지나고나면 내실있는 저축은행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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