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붕괴③] 호남의 문, 두드리니 열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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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붕괴③] 호남의 문, 두드리니 열리더라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4.15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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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악재뚫고 재선…정운천, 0.1%차 신승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전남순천시 당선자(왼쪽)와 정운천 전북전주시을 당선자 ⓒ뉴시스

호남에선 지난 재보선에서 이미 한 차례 기적이 일어났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전남순천시·곡성군 승리가 그것이다. 전남에선 이 당선자를 국회로 보내며 대구나 부산보다 한 발 앞서 지역주의 붕괴의 조짐을 전했다.

앞서 이 당선자는 꾸준히 호남의 문을 두드려왔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광주서구을에 출마, 1.03%를 받았던 그다. 그러더니 18대 총선에서는 39.7%를 기록, 낙선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6일 광주 서구을에서 만난 60대의 한 시민은 “이정현 씨가 이 지역에 공을 많이 들였어”라면서 “그래서 당이 거 새누리당이지만 참 좋은 인상을 남겼었제”라고 회고했다.

결국 지난 7‧30 재보선에서 이 당선자는 49.43%, 5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지역주의 균열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두드렸더니, 열린 셈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이 당선자의 재선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특히 지역구 재조정으로 곡성군이 분리돼 나간 것이 컸다. 이 당선자의 고향인 곡성은 지난 재보선에서 강력한 지지를 보내며 당선에 일조했던 지역이다.

게다가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론이 물 밑에서 들끓고 있었다. 이는 결국 선거 결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은 영남에서도 의석을 내주며 대패한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이러한 악조건을 모두 이겨내며 결국 재선에 성공했다. 처음이 기적이었다면, 두 번째는 인물론의 승리다. 득표율은 낮아졌지만(49.43%에서 44.60%), 표는 늘었다.(60815표에서 66780표) 이제 더 이상 이러한 결과를 요행이나 일회성 돌발사건이라고 보는 시선은 없다.

전남에 이 당선자가 있다면, 전북에는 정운천 전주시을 당선자가 있다. 정 당선자는 재수를 거쳐 세 번째 도전에서 당선됐다. 전북에서 여당의원이 당선된 것은 20년만이다.

정 당선자는 농민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농림수산부 장관을 지낸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2010년 한나라당 전북지사 후보로 공천되며 처음 도전에 나섰다. 정 당선자는 당시 18.2%에 그치며 낙선했지만, 이는 호남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도 단위 선거에서 거둔 가장 높은 득표율로 주목받았다.

새누리당으로 간판이 바뀐 지난 19대 총선에서 정 당선자는 전주에서 출마, 한 번 더 낙선한다. 그러나 35.79%라는 의미 있는 득표율을 거뒀다.

이번 도전에서 정 당선자는 '야당의원 열 사람 몫을 하겠다. 여야를 모두 아우르는 쌍발통이 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약 만 표 정도를 더 획득했지만 득표율에서는 사실 그리 큰 차이가 없었다. 37.53%로 지난 선거와 비슷했다.

그런데 행운이 따랐다. 3위인 국민의당 장세환 후보가 22.8%를 기록하며 야권의 표가 갈려, 정 전 장관은 37.4%를 기록한 더불어민주당 최형재 후보에게 0.1%p 차이로 신승(辛勝)했다. 불과 111표차이였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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