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③]달라도 너무 다른 20대 총선…변화의 물결
[여소야대③]달라도 너무 다른 20대 총선…변화의 물결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4.17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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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주도 공천파동, 정권심판으로 이어진 선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여소야대로 20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 시사오늘

지난 4월 13일 열린 20대 총선이 야권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122석을 확보하는 데 그친 새누리당은 123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에게 제1당의 자리를 내줬다. 호남에서 '녹색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은 38석을 확보해 20년만의 3당체제를 수립했다. 정의당은 6석을 얻었다.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압도적인 승리를 자신했던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대패의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전체 유권자 중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 지역 완패가 치명타다. 선거 직전 친박(친박근혜)발 공천파동이 공천심판으로, 나아가 정권심판으로 이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민심을 잃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운영에 제동이 걸렸다.

더민주는 수도권을 석권하고 제1당으로 발돋움했지만 심장부인 호남을 국민의당에게 빼앗겼다. 차기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를 위한 대대적인 야권 정계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년 전 여소야대와 다른 이유

4·13 총선은 역대 총선과 비교했을 때 달라도 너무 다른 선거였다. 우선, 16년 전의 여소야대 정국과 지금의 여소야대 정국이 가진 정치적 함의가 상이하다.

1998년 취임한 DJ(故 김대중 전 대통령)는 2000년 16대 총선 전부터 여소야대 구도 아래 국정을 운영했다.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는 국민의정부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여소야대의 '연장'에 불과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은 비록 전체 의석수에서는 밀렸지만 영남과 충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한나라당을 이겼다. 한나라당은 4연속 과반확보에 실패했다. 여권이 '절반의 승리'를 거둔 것이다.

반면, 20대 총선에서 펼쳐진 여소야대는 여대야소의 '혁파'였다. 이전 선거에서 과반 의석수를 확보했던 강력한 집권여당이 야권 분열이라는 호재에도 지리멸렬했다. 현 정권과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이었다.

지역주의 붕괴 조짐

▲ 지역별로 보는 20대 총선 결과 ⓒ 뉴시스

4·13 총선이 가진 또 다른 차별성은 지역주의의 붕괴 조짐이 역력하게 보였다는 것이다.

여권의 텃밭인 PK(부산경남) 지역 전체 의석수 40석 가운데 새누리당이 가져간 의석수는 27석에 불과했다. 더민주는 8석, 정의당은 1석을 확보했다. 여기에 울산 무소속 야권 성향 당선인들이 얻은 2석을 더하면, 야권이 가져간 의석수는 총 11석에 달한다. '철옹성'에 거대한 구멍이 뚫린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대구에서는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이 새누리당의 대권 주자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꺾는 이변이 벌어졌다. 더민주를 탈당한 홍의락도 당선됐다. 붉은색 일색 달구벌에 무시할 수 없는 '2개의 실질적 파란점'이 찍혔다.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도 '2기의 붉은 깃발'이 펄럭였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전남 순천에서 재선에 성공하면서 호남의 여권 맹주로 우뚝 섰다. 전북 전주을 지역에서는 새누리당 정운천 전 장관이 당선됐다. 전주평야에 20년만에 여당 국회의원이 등장했다.

20년 전 3당체제와의 차이점

▲ 20대 총선 각 정당별 최종 의석수 ⓒ 뉴시스

마지막으로 3당체제의 부활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호남권 더민주 탈당 인사들이 주도한 녹색돌풍은 국회 교섭단체 기준이라는 높은 벽을 훌쩍 넘어 정치권을 휩쓸었다.

지금의 3당체제는 20년 전 3당체제에 비해 기존 정당 정치에 대한 처벌적 성격이 강해 보인다.

1995년 창당해 1996년 15대 총선에서 3당체제를 확립한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은 군사독재정권의 공화계 정치인들이 주축이 된 정당이다. 이들은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신한국당에 '위장보수 프레임'을, 제1야당이었던 국민회의에 '색깔론 프레임'을 씌우는 이념 공격을 시도했다. 자신들이야말로 진정한 정통보수의 계승자라는 주장이었다.

흡사 반공이데올로기를 내세우는 것 같았던 이들의 전략은 기가 막히게 먹혀들었고 보수결집을 이끌어냈다. 자민련은 이듬해 총선에서 강력한 제3당의 위용을 뽐냈다.

반면, 국민의당은 기득권 양당정치 심판론을 들어 중도 지지층의 표심을 자극했다. 자신들의 이념이나 정책보다는 거대양당의 무능함을 강조해 제3지대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이 같은 전략은 그동안 새누리당과 더민주를 소극적으로 지지했던 층으로 하여금 국민의당을 직접 또는 우회적으로 지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제3당은 20년 전 제3당보다 지역정당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JP(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이끈 자민련은 15대 총선에서 수도권 5석, 충청 24석, TK 10석, 강원 2석, 비례대표 9석으로 총 50석을 확보해 전국정당의 구색을 갖췄다.

반면,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호남 23석, 서울 2석, 비례대표 13석으로 총 38석 얻어 호남에 치우쳤다.

이처럼 4·13 총선은 그야말로 변화의 물결이 출렁이는 선거였다. 변화를 이끈 것은 특정 정당도, 정치인도 아닌 국민의 힘이었다. 20대 총선 투표율은 58.0%로 이전 총선보다 3.8%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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