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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정당 공천 과정 법제화가 필요하다"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76)>이종우 경남대 석좌교수
2016년 04월 20일 (수)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20대 총선이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야권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선거 직전 새누리당 내 친박발(發) 공천 파동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민주적 절차를 밟지 않은 정당 공직 후보자 선출 과정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북악포럼 연단에 선 이종우 경남대 석좌교수는 정당 공천 과정 제도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교수는 선거 제도의 발전이 더 나은 민주정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상임위원을 지낸 자타공인 선거 전문가다.

"20대 총선, 더 나은 민주정치 위한 더 나은 국민 권리행사 이뤄져"

   
▲ 이종우 경남대 석좌교수 ⓒ 시사오늘

"1948년 5월 10일 유엔(UN) 감시단 하에 처음으로 민주 선거를 실시한 이후 우리나라의 선거 민주주의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조직선거, 폭력선거, 동원선거, 금품선거 등 선거 과정상 불법과 탈법이 난무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민주화 이후 25년 동안 권력자와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위기를 선거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이번 4·13 총선에서도 그런 기회가 될 부분들이 엿보인다. 특히 정당 공직 후보자 선출 과정의 제도화가 절실해 보인다. 우리나라는 선거 과정 부분에서는 완숙된 단계에 있지만, 공직 후보자 선출 규정이 미흡한 실정이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후보자를 정해야 한다'는 선언적 규정밖에 없다. 나머지는 각 정당의 당헌·당규에 따르게 돼 있다. 공천 과정에서부터 국민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이 교수는 선거구획정 과정에서의 잡음과 정책선거의 부재를 이번 선거의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판단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선관위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선거구회정위원회가 정치권으로부터 완전 분리되지 못한 점이다. 정치권의 관여가 상당히 농후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는 선거구획정에 대한 독립이 보장돼야 할 것이다. 또한 정책선거가 없었다. 정당은 정책이 없었고, 후보자들은 공약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슈가 없었고, 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 없었다.

그럼에도 20대 총선에서는 여소야대 현상을 비롯해 다당제 부활, 유권자 투표성향의 변화, 탈지역주의 조짐, 교차투표 현상 등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출렁였다. 개인적으로는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에서도 더 나은 민주정치 발전을 위한 더 나은 국민들의 권리행사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강력한 정치개혁 의지 보인 YS, 공명선거 기틀 마련"

이 교수는 선거 제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권력자의 강력한 의지와 여야 정치권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YS(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개혁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우리나라 공명선거의 기틀을 마련한 사람은 YS다. 그는 이런 식으로는 더 이상 정치가 바뀔 수 없다며 정치개혁을 시도했다. 민주화 물결이 거세진 만큼 부정선거가 횡행하는 아이러니를 뜯어고쳐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치관계법은 여타 법들과는 달리 여야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들이 여야 동수로 구성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민정부의 정치개혁에 당시 여권은 무척 반발했다. 기득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왜 우리가 그걸 내려놔야 하느냐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YS는 1994년 3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개정을 단행하고 시행령 공포식까지 열었다. 권력자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었다. 문민정부는 그 이후에도 법제 선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 이종우 경남대 석좌교수 ⓒ 시사오늘

이어 이 교수는 더 편한 정치 환경은 국민들이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며 유권자들에게 투표 행사를 독려했다.

"한국전쟁 당시 한 외국 종군기자는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건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우게 하는 것과 같다'며 우리의 국민 역량을 폄하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떤가. 대한민국은 선거 과정과 절차 부문에서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선거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한국의 선거관리기법과 시스템을 배우겠다며 외국에서 연수단이 올 정도다. 쓰레기통에서 붉은 장미꽃을 피우는 기적 같은 일을 이뤄낸 것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경쟁, 그리고 선관위가 부정을 방지할 때 민주주의는 건강한 꽃을 피울 수 있다. 씨앗을 뿌린다고 다 꽃이 피는 게 아니지 않느냐. 더욱 건강한 꽃을 피우기 위해 끊임없이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모든 건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 국민들이,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 더 편한 정치 환경을 갖고 싶다면 그런 환경을 국민들이 만들어 줘야 한다. 우리 모두가 함께 보다 더 나은 정치 발전,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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