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은 과연 또 한 뼘 자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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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과연 또 한 뼘 자랐을까?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4.20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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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 "의미 있는 종자돈 생겼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민들의 지지로 또 한 뼘 자랐습니다."

정의당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걸린 문구다.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2석, 비례대표 4석 등 총 6석을 확보해 19대의 5석보다 1석 더 늘은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이 같은 자기위안과는 달리 정의당을 바라보는 당 안팎 시선에는 실망감이 역력한 눈치다. 목표했던 의석수에도 미달했고, 대안정당으로서의 면모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한 뼘 자란 게 아니라 한 뼘 줄었다는 것이다.

▲ 정의당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 시사오늘

'정치적 상상력' 빈곤, '야권연대'에만 급급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의 애초 목표는 '원내 교섭단체 구성(20석)'이었다. 그러나 제1야당의 분열로 출현한 국민의당의 녹색돌풍이 예사롭지 않자, 정의당은 총선을 사흘 앞둔 지난 10일 은근슬쩍 '10% 이상 정당투표 득표율, 두 자릿수 의석수'로 목표를 낮췄다.

20대 총선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정의당은 단 6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수정된 목표에도 못 미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의 야권연대에만 급급한 게 화근이 됐다는 말이 나온다.

4·13 총선은 정의당과 더민주의 야권연대가 무산된 채로 진행됐다.  정의당은 선거 초반부터 줄기차게 더민주에게 연대를 촉구했다. 하지만 더민주는 심상정 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의 지역구에 후보자를 공천하면서 사실상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회찬 전 대표가 출마한 창원 성산, 김제남 의원이 출마한 서울 은평을 등 몇몇 선거구에서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을 뿐 당 대 당 연대는 없었다.

이 과정에서 정의당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연대에 치중하면 대안정당의 위상을 잃기 마련이다. 또한 연대 불가 입장을 고수한 국민의당과 비교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19일 오전 <시사오늘>과 만난 정의당의 한 중앙당직자는 "당 지도부는 야권연대가 성사되면 상당 지역구에 우리 후보를 야권단일후보로 내세울 수 있고, 더민주 지지자들이 정당투표에서는 정의당에 표를 줄 것이라고 예상한 것 같다"며 "결과론적이지만 이게 패착이었다고 본다. 대안정당의 이미지를 계속 끌고 갔어야 됐는데 되레 국민의당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어진 선거판에 한정된 정치공학적 계산에 함몰되면서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판을 깨기 위한 구상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동석한 한 정의당 중앙당원은 "심상정, 노회찬이 만약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면, 고양이나 창원이 아닌 험지에 출사표를 던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진보계 안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다는 평을 듣는 두 사람이 내려놨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른다"며 "내가 지적하고 싶은 건 의석수 하나에 몰두하다보니 전체 판을 깰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진보정당 특유의 발랄한 상상력이 부재한 총선이었다"고 했다.

조성주, "연대 치중,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의미 있는 종자돈 생겨"

▲ 정의당 조성주 미래정치센터 소장 ⓒ 뉴시스

이와 관련, 정의당 조성주 미래정치센터 소장은 20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야권연대를 중심으로 초반 선거전략을 짰던 부분에 대해서는 나 역시 비판적이다. 그것보다는 차별화된 대안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 소장은 "기대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그래도 여러 정당들이 경쟁한 구도 속에서 정당 지지율 7.2%를 획득한 건 의미 있는 일종의 종자돈이라고 생각한다.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가 아닌 진보적 공공정책에 대한 지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다시 좋은 정책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리고 시민들 속으로, 지역 속으로 뿌리내리는 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내세웠다.

이어 그는 "이제 당을 재정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 역시 총선 기간 동안 우리가 내놨던 정책과 공약들을 정리하고, 미래리더십 스쿨 등  미래정치센터가 주도하는 여러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있다. 다음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조 소장은 지난해 여름 정의당 전당대회에서 '2세대 진보정치' 구호를 앞세워 당대표에 출마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인사다. 20대 총선에서는 정의당 비례대표 6번으로 출마했지만 원내 입성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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