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광주 정치인과 호남홀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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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광주 정치인과 호남홀대론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4.26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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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민심을 정략적으로 악용하지 말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윤장현 광주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광역시의회 의원들이 지난 25일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주재한 당 행사를 '집단 보이콧'했다.

김 대표와 더민주 지도부는 이날 광주를 방문해 호남 민심 회복을 위한 복안을 듣고자, 소속 광주 정치인들과 함께 기자회견과 간담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윤 시장은 오찬 간담회에만 얼굴을 보였을 뿐, 당이 요청한 광주·전남언론사 기자회견 참석을 거절했다. 더민주 광주시의원 13명은 지방의원 간담회 불참을 선언했다. 20대 총선 후보자들과 구의원 10여명만이 자리하면서 행사는 맥이 빠졌다. 김 대표가 광주에서 체면을 구긴 것이다.

차기 당권을 놓고 여러 논란이 불거지고 있으나, 김 대표는 여전히 더민주의 당대표다. 그의 얼굴에 먹칠한 것은 당의 간판에 먹칠한 것과 다름 아니다.

더욱이 윤 시장과 더민주 광주시의원 일부는 같은 날 '제20대 광주전남 국회의원 당선자 교례회'에 참석했다. 광주·전남 지역 당선자 18명 중 16명이 국민의당 소속이다. 당 지도부가 호남 민심을 돌이키려 광주에 내려온 날, 국민의당의 축제와도 같은 자리에 발을 들인 것은 해당행위에 가깝다.

불참사유는 더 가관이다. 윤 시장은 당선자 교례회 일정이 사전에 잡혀있었기 때문에 기자회견에 참석할 수 없다고 당 지도부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이 열린 광주시의회와 당선자 교례회가 개최된 행사장은 차로 30분도 안 걸리는 거리다.

또한 시의원들은 간담회가 고작 40분짜리 '형식적 행사'에 불과하다는 이유를 들어 보이콧을 결정했다고 한다. 만사가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중앙당과 대화의 물꼬를 트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지역 민심을 대변할 건지 의문이다. 불만을 표시하더라도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목소리를 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더민주는 4·13 총선에서 심장부인 광주를 잃었다. 이에 대한 책임은 김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뿐만 아니라, 지역 내 행동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더민주 소속 광주 정치인들에게도 마땅히 있다.

더민주 지도부는 최근 호남 당선인 3명 가운데 두 사람(이개호·이춘석 당선인)을 비대위에 합류시켰다. 영남 당선인은 비대위에 1명밖에 없다. '호남홀대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김 대표가 이번에 권역별 낙선인사 첫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 발맞춰야 할 의무가 있는 더민주 소속 광주 정치인들은 민심 회복을 위해 내려간 지도부를 무시하고 국민의당 행사를 찾았다. 그리고는 되레 당이 호남을 홀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다.

이들의 모습을 보니 차기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더민주 반(半), 국민의당 반(半) 행보를 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만약 민심을 정략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면, 이들은 '호남홀대론'을 언급할 자격조차 없다.

더민주 소속 광주 정치인들은 당을 흔들기에 앞서 자기 자신부터 되돌아보길 바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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