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밀가루' 신송산업의 내부고발자 대응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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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밀가루' 신송산업의 내부고발자 대응을 바라보며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5.03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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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성없이 내부제보자에게 법적 조치 취하겠다는 신송산업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조직 내 비리를 고발한 사람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법이다.’ 인적자원관리용어사전은 내부고발자보호법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내부고발자는 호루라기를 불어서 사회에 경고를 한다고 해서 ‘Whistle Blower’라고 부른다.

하지만 내부고발자라는 용어는 배신자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고 봐서 부패방지위원회에서는 ‘공익침해행위를 방지하는 정의의 파수꾼’이라는 표현의 ‘공익신고자’라는 표현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2011년 9월 30일 제정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법 15조는 ‘누구든지 공익신고자 등에게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신송홀딩스 자회사인 신송산업이 내부제보자에 대해 형사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내부제보자는 “썩은 밀가루를 사용해 전분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를 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조사에 나섰다. 신송산업은 소맥전분을 만드는 우리나라 유일한 업체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맥주회사, 과자회사, 라면회사, 어묵회사 등 전분을 사용하는 모든 회사에 신송산업 전분제품이 사용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신송산업이 자사의 이미지 타격을 우려한 나머지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내부제보자를 위협(?)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일도 잘 안 하고 미쳐 가지고 이렇게 조작을 해서 연출했다”고 덧붙였다.

제보자는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사건을 덮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제보자는 오늘(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재차 썩은 밀가루의 실태에 대해 폭로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신송산업에서는 곰팡이 밀가루는 애교로 넘어갈 수준이다. 죽은 쥐에서부터 심지어는 동면 중인 뱀까지 나왔다.

우리가 먹는 밀가루가 포함된 모든 제품에 곰팡이부터 죽은 쥐의 각종 세균을, 거기에 더해 뱀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병균을 섭취한 것이다. 신송식품에서 만든 밀가루의 20%로 추정되는 밀가루가 썩은 밀가루로 만들어졌다. 양으로는 수 만 톤에 이른다.

밀가루는 러시아로부터 수입된 것으로, 방부제 봉투들이 터져서 같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결국 방부제도 섞였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쥐와 뱀도 목격이 됐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전문해충 방제업체에 계약을 했기 때문에 그럴 문제가 없다”라는 것이다. 직접 목격을 했고 사진도 찍었는데…. 제보자가 사진을 찍을 당시 카자흐스탄 용역회사 직원하고 지게차 운전기사가 같이 있었다. 제보자는 당시에 “카자흐스탄 용역 직원이 그걸 잡아서 발로 한 번 밟았다. 거의 죽기 직전에 찍었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그 이후부터는 맥주나 어묵을 절대 먹지 않는다고 했다.

회사 측은 해명보도자료를 통해 “내부고발한 사람은 회사에 악감정을 가지고 고의로 연출한 게 의심된다. 우리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회사 측의 주장대로 악감정을 가지고 내부 고발을 할 수는 있다. 그런데 수 만 톤이나 되는 것을 한 사람이 연출을 할 수 있을까.

제보자는 “7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모른 척하고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일을 했지만 내 양심에 가책을 느꼈다. 안 되겠다, 이거는 심하다라는 생각을 해서 신고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부제보자는 제보 후 회사를 그만 뒀다. 자신은 물론 주변사람들도 불이익을 당할까 봐서다. 어느 조직이던 곯았던 부분이 드러나는 것은 대부분이 내부제보자 또는 고발자에 의해 드러난다. 내부 사정을 제일 많이 알기 때문이다.

조직의 비리를 알려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공익신고자보호법이다. 공익신고자가 내부 비리 고발로 인한 불이익을 차단하기 위한 내용도 담겼다. 그런데 신송산업은 자사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내부제보자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반성의 기미도 안 보인다. 절대 그런 일이 없단다. 물론 조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생계를 담보로 제보를 한 제보자의 말을 들어보면 분명 무엇인가 문제점은 보인다.

최근 영국기업 옥시는 수많은 희생자를 발생시키고도 반성의 기미는 없고, 은폐에 은폐를 거듭하다 불매운동에 회사 존폐위기가 닥쳐오자 진정성 없는 사과를 했다. 당연히 비난이 쏟아졌다.

신송식품은 내부제보자에 대해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성은 없다. 뉘우침도 없다. 시스템 재정비 말도 없다.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났다. “발뺌하고 형사고발? 진짜 화난다. 대체 먹을거리가지고 이게 무슨일?”, “옥시로 기가 막혀 있던 차인데.. 진짜 헛웃음밖에 안나온다... 먹을 것으로 저딴식으로 장사하는 놈들 최고형으로 다스려라”, “옥시 불매운동 확산되는 가운데, 소맥전분 사건까지…대한민국은 너무 썩었다” “라면, 맥주, 과자, 어묵? 매일 먹고 살던건데 누가 보상해주지?”

네티즌들은 “증인(제보자)들이 불이익 받지 않도록 보호프로그램부터 가동시키고 즉시 조사 들어가길 바란다”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정부는 국민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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