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권력이동, 충청도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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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권력이동, 충청도가 움직인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5.0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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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왼쪽부터)새누리당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 원유철 전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 뉴시스

충청도가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 정치계의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해왔지만 중심 무대에서는 한 발 물러서 있었던 충청도가 주연 자리를 노리기 시작했다. 4·13 총선 이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지고 있는 새누리당의 파워 시프트(Power Shift) 한가운데 충청도가 있다.

앞장서 깃발을 뽑아든 사람은 정진석 당선자다. 정 당선자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 총회에서 나경원 의원과 유기준 의원을 꺾고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공주에서만 4선(전국구 2선)을 하고 충남지사도 두 번이나 지낸 故 정석모 전 내무부장관의 차남인 정 당선자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충청의 적자(嫡子)’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서청원 의원을 비롯한 충청권 의원들이 정 당선자를 물밑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당선자와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던 나경원 의원도 충청도와 인연이 깊다. 나 의원의 부친인 나채성 홍신학원 이사장이 충북 영동 출신이기 때문이다. 나 의원은 지난 1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나는 충청의 딸이다. (나는) 서울 동작 출신이지만, 아버지의 고향이 충청도여서 총선에서 선거 운동할 때 ‘동작에서 태어난 충청의 딸, 호남의 손녀’라고 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충청향우회나 충청권 출신 명사들의 모임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선을 통해 8선에 성공한 서청원 의원도 충남 천안 출신이다. 당초 서 의원은 국회의장과 당대표,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됐으나, 국회의장이 야당 몫으로 돌아가고 본인이 당대표와 원내대표 출마를 고사하면서 지도부 진입은 무산됐다. 그러나 20대 국회 최다선이자 지역구 최고령 당선자인 만큼, 막후에서 정치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 본인도 지난달 26일 20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에서 “필요하다면 뒤에서 같이 의논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올 여름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도 중원발(中原發) 바람이 거셀 전망이다. 정진석 당선자와 함께 충청권 최다선(4선)이 된 정우택 의원의 당권 도전설이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정 의원은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15·16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19·20대 총선에서 당선됐으며, 충북지사를 지내기도 했던 ‘충청의 맹주’다. 친박계로 분류되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정 의원은 새누리당 차기 당대표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충청 바람’의 화룡점정을 찍을 인물로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꼽힌다. 오래 전부터 차기 대권 주자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반 총장은 4·13 총선을 통해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주가가 더욱 높아졌다. 여론조사 상으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앞서는 유일한 인물이 반 총장인 만큼, ‘충청 대망론’과 전국적 인지도를 등에 업은 그가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 후보로 등장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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