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신 이념 택한 우상호 ‘毒일까, 得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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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신 이념 택한 우상호 ‘毒일까, 得인가’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5.06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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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원내사령탑 마무리…대권고지 선점 박차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가 신임 원내사령탑 선출을 마무리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27일 가장 먼저 만장일치로 합의 추대됐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연이어 당선됐다.

신임 원내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의 한편에서는 임기가 내년 중반에 마무리되는 탓에 대권가도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워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지난 4·13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 대선 정국 초입까지 탄탄한 지지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권교체를 향한 징검다리로서 신임 원내사령탑의 임무는 막중하다.

이같은 맥락에서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신임 원내대표 선출에서 출신지역을 고려한 점은 대선을 앞둔 지역챙기기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충청도에 지역기반을 둔 4선 의원이다. 자유민주연합 출신에 대표적 충청지역 정치인 JP의 문하생으로 분류된다.

정 원내대표의 선출은 새누리당의 잠재적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연결된다. 당 지도부에 충청권 인사를 배치, 주류세력인 친박(親朴)이 밀고 있는 반 사무총장의 대선후보 추대에 힘을 싣겠다는 것. 이는 모두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 민심을 클릭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역시 전남 목포에 기반을 둔 박지원 의원을 원내대표로 합의추대하는 등 '호남민심 붙잡기'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앞서 "낙후된 호남을 이 이상 버릴 수 없다"면서 '호남 참여 연정론'을 주장했다. 또 이희호 여사의 발언을 두고 더민주 김홍걸 통합위원장과 설전을 벌이면서 호남의 전통적 지지기반을 놓치지 않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특정 지역이 아닌, '운동권'이라는 이념집단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가 출신지역인 강원도 철원이 아닌, 연세대학교가 있는 서울 서대문구갑이 지역구인 이유도 이같은 맥락이다. 우 원내대표는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학생 민주화운동을 이끈 바 있다.

그는 지난 4일 당선된 뒤 언론 인터뷰에서도 "86 운동권 세대에 대한 평가는 다시 써져야 한다"면서 "과거 운동권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비판하는 논조에 동의하지 못한다. 20대 청춘 시절, 민주화를 위해 목숨 걸고 희생한 노력에 대해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가 직접 꾸린 원내지도부 역시 86세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6일 원내수석부대표에 임명된 박완주 당선자는 성균관대 철학과를 졸업한 운동권 출신. 전날 원내대변인에 기용된 기동민 당선자 역시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으로 전대협 대변인을 역임한 대표적 운동권 인사다.

지역기반에 대한 고려가 빠진 더민주 신임 원내지도부 행보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지역주의를 조장하지 않고 민주당 근본 이념에 기반을 둔 정치행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한편, '운동권 명예회복에만 집중해 대권가도를 위한 전략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6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 정계 인사는 "더민주가 이번 총선에서 호남 지역기반을 완전히 잃었는데, 한마디 언급도 없는 걸 보면 되찾을 의지가 있는 건지 의문"이라면서 "또 우 원내대표가 운동권에 대한 역사를 다시 쓰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다시 이념전쟁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아닌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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