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관련 외교부 실익 없는 엠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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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관련 외교부 실익 없는 엠바고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7.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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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양국간 외교적 마찰 해결하기 위한 조치”
국가정보원 소속 외교관의 리비아 스파이 활동으로 인한 한국-리비아간 외교 파동에 대한 의혹이 날로 증폭되고 있다.

국정원 직원의 정보수집 활동을 리비아 측이 간첩활동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 이외에 양국 외교마찰에 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외교부는 "양국간 협의 중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외교부가 지나치게 정보를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한 달여 동안 외교부 측이 출입기자단에게 리비아 관련 엠바고(보도유예)를 했다는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외교부의 대응력에 비판이 일고 있다.

외교부의 이 같은 대응으로 인해 지난달 18일 국정원 소속 외교관이 스파이 혐의로 추방당하고도 한 달 동안 언론에 보도되지 않다가 리비아 언론에 의해 역으로 정보를 얻는 소동이 빚어진 것.

최종현 외교부 부대변인은 28일 전화통화에서 이와 관련, "엠바고를 요청한 것 사실"이라면서 "추방문제 등 양국간 외교적 마찰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기 (엠바고를) 위해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미 리비아 언론들은 일제히 한국 국정원 소속 외교관의 첩보활동에 대한 보도가 한국 언론을 통해 들어오자 외교부는 황급히 엠바고를 풀었다.

최 부대변인은 리비아 언론보도 인지 여부와 관련, "리비아 언론에서 보도했는지 몰랐다"고 말하면서 다시 "정확히 리비아 언론 보도에 관해 알지는 못하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일각에서는 지난 15일 선교활동을 하던 고모씨가 종교법 위반 혐의로 리비아 당국에 체포되자 외교부가 이를 이용해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최 부대변인은 “그건 말도 안 된다.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하며 강하게 부인했다.

통상적으로 민감한 양국 현안에 대해 협의 중이란 이유로 답변을 할 수 없더라도 정보가 은폐되는 상황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날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일각에선 리비아 가다피 국가원수가 한국과의 외교 단절을 언급해 리비아 정부가 이에 우리 정부에 국정원 소속 외교관의 첩보 활동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3월 가다피 아들 부부가 스위스 가정부를 폭행해 스위스 당국으로부터 체포당하자 이에 반발한 리비아 측이 자국내 주재하는 모든 스위스 기업에 대한 추방령을 내린 점에 비춰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서도 “아직 양국이 협의 중이기에 사실 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국정원 요원의 추방이 천안함 침몰 사태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국정원 소속 요원이 북한 어뢰 설계도를 입수하려다 북한과 비교적 우방국에 가까운 리비아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는 것. 민군합동조사 역시 북 중어뢰 설계도를 제3국에서 입수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도 배제할 수 없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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