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望의 땅, 충청 잠룡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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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望의 땅, 충청 잠룡 ‘꿈틀’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5.11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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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안희정·정운찬·이인제 등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충청권의 부상은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영남과 호남의 양강구도 속에서 ‘3인자’‘캐스팅 보터’ 정도로 여겨졌던 충청권이 점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구가 호남을 추월하자, 지역구 의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선 아예 충청도 출신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충청대망론’이 일어났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정운찬 전 국무총리,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 등이 현 시점에서 충청권의 대선후보군으로 꼽힌다.

▲ 반기문 UN 사무총장 ⓒ뉴시스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충청대망론의 핵심 인물이다. 본인의 의사와 별개로, 대권 후보군에 합류한 뒤 줄곧 여론조사 선두권을 지켜왔다.

충북 음성 출신인 반 총장은 故 성완종 의원이 만든 ‘충청포럼’에 여러 번 참여하는 등, 정치에 어느 정도 관심을 드러냈다. 새누리당 친박계가 반 총장을 밀며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돈 지도 오래됐다.

하지만 반 총장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반 총장은 전형적인 ‘행정가형’‘외교관형’인물로 불린다. 순수한 정치가로서는 물음표다. 이원집정부제로 개헌 후, 반기문 대통령-총리 체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반 총장이 인지도도 높고, 상징성이 있지만 그 분은 외교관이지 정치가가 아닌 것 같다”라면서 “개헌이 이뤄지지 않는 한 현 상태에서 대통령으로선 물음표가 붙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뉴시스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인물은 안희정 충남도지사다. 충남 논산 출신의 안 지사는 ‘좌희정 우광재’라는 말이 돌았을 만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안 지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심 계파인 ‘친노주류’와는 거리를 둔다. 지자체장이라는 입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스로 ‘친노’라고 어필하는 편이 아니다. 다만 대립각을 세우진 않는다.

대신 충남‧대전을 중심으로 ‘안희정계’가 부상 중이다. 이번 총선에서 네 사람이나 원내로 진입했다. 거물 이인제 의원을 꺾고 당선된 김종민 전 정무부지사를 비롯, 대전 유성구갑의 조승래 전 비서실장과 충남 아산을의 강훈식 전 충남지사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과 충남 천안을 박완주 의원 등이 ‘안희정계’로 분류된다.

안 지사의 대권 행보 최대의 걸림돌은 야권 내에 넘쳐나는 대권 후보군이다.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며 인재 풀이 넓어졌다. 현재 야권에선 손학규계, 정세균계 등이 함께 약진했고, 김부겸‧김영춘 의원 등이 급부상한 상태다.

▲ 정운찬 전 국무총리 ⓒ뉴시스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꾸준히 충청권 대권주자에 이름을 올린다. 충남 공주 출신인 정 전 총리는 쇄도하는 ‘러브콜’에도 이번 총선에선 출마하지 않았으나, 여전히 각 당의 영입리스트 상위권에 올라 있다.

정 전 총리는 경제학자로서의 명성과 여야를 넘나드는 중립적인 성향으로 발길을 어디로든 돌릴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엔 여권 물밑에서 새로운 중도 정치세력 조직 움직임이 포착된 가운데, 정 전 총리를 영입 0순위로 꼽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권 정계의 한 소식통은 지난 4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여권에서 국민의당의 대척점에 설 만한 중도보수 정치세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정의화 국회의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영입 최우선 순위라는 말이 돈다”고 전했다.

▲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 ⓒ뉴시스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도 비록 이번 총선에서 패했지만 여전히 저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자신의 고향인 충남논산계룡금산에서만 4선했다. 항상 극적으로 정치적 재기를 이루는 탓에, 불사조를 뜻하는 피닉제(피닉스+이인제)란 별명도 붙었다. 1948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정치인들의 연령이 많이 올라간 트렌드로 볼 때 기회는 충분하다는 주장이 있다.

충청 정가의 전 새누리당 당직자는 지난 1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 의원이 지역구 관리도 사실 소홀했고, 전체적으로 여권이 지는 분위기에서 패하긴 했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라고 본다”며 “그간 보여준 저력을 감안할 때, 언제든지 치고 올라올 수 있는 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포스트 JP’로 떠오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나 충청포럼 2대 회장을 맡은 무소속 윤상현 의원 등도 충청권의 잠룡 반열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4선 고지에 올랐으며, 지난 10일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를 찾아 큰절을 올리는 등 ‘충청 적자’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갔다. 충남 청양 출신인 윤 의원은 지난 1월 공석이었던 충청포럼 회장직에 취임하며 충청권 최대 사조직을 이끌게 됐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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