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영웅 119⑤]전상용, “소방관이 있기에 우리가 안전한 것”
스크롤 이동 상태바
[작은 영웅 119⑤]전상용, “소방관이 있기에 우리가 안전한 것”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5.16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전상용 오렌지팩토리 대표
오는 29일까지 '소방관 감사 할인 행사', 50% 할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의류업체 오렌지팩토리가 오는 29일까지 전국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5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 오렌지팩토리 제공

열악한 근무환경에 신음하는 소방관들을 위해 4년째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는 기업이 있어 화제다.

의류업체 오렌지팩토리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29일까지 18일 동안 전국 소방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오렌지팩토리 소방관 감사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제품 기존 구매가격에서 무려 50%를 할인하는 파격적인 행사다.

이번 행사는 입점매장을 제외한 전국 80여 곳의 오렌지팩토리 직영점에서 실시되며 소방공무원 본인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 소방교육생, 권익협회 소속 직원들도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단 1회 구매 시 40만 원 한도가 있으며 총 2차례 구매 가능하다.

2013년 이후 매년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오렌지팩토리 소방관 감사 할인 행사'는 지금까지 8만 명에 이르는 소방공무원이 혜택을 받았을 정도로 호응이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몇몇 소방관들은 전상용 오렌지팩토리 대표(우진패션비즈 대표)에게 "저렴한 가격에 의류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줘서 감사하다. 소방공무원으로서 대단한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 "베풂을 일깨워 주는 큰일을 해줘 고맙다. 나도 어떠한 위험도 감수하고 국민 생명과 재산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등 직접 감동의 손편지를 써서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시사오늘>은 행사를 실시하게 된 계기와 취지를 듣기 위해 지난 12일 전 대표를 전화 인터뷰했다.

-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2012년 겨울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우리 매장에서 화재가 있었다. 당시 온도가 영하 6도였다. 화재 진압하시는 소방관분들을 보니까 옷이 죄다 꽁꽁 얼어있더라. 게다가 손에는 특수장갑이 아니라 목장갑 위에 비닐장갑을 끼고 계셨다. 그렇게 고생하시는 걸 보고 우리 회사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소방서에 직접 찾아가서 물었더니, 할인 행사 같은 걸 한 번 정도 해주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셨다. 서울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6개월 정도 준비해서 2013년 봄에 전국 4만 명의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50% 할인 행사를 처음 시작했다."

-50% 할인이면 회사 입장에서 타격이 클 것 같은데.

"(웃으면서) 사실 그렇게 팔면 원가 밑이다. 앓는 소리한다고 보겠지만 20% 정도 손실이 난다고 보면 된다. 우리 회사 자체적으로 잠정 집계를 해 봤는데 약 40억 원 가량 기부한 셈이더라."

"우리보다 더 훌륭한 기업인·정치인들이 소방관 처우개선 도와야"

▲ 전상용 오렌지팩토리 대표 ⓒ 시사오늘

-그래도 행사를 이어가는 이유가 있다면.

"소방관들 대부분이 지방직 공무원이다.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계시다. 화재 사건 이후에도 내가 서울 시내 병원에서 우연히 한 119 구급대원을 봤는데 병원 직원들과 신고자들한테 하대를 당하고 있더라. 힘들게 근무하는데 인정받지 못하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데 욕을 듣는다.

'모든 사람들이 부담 없이 최고의 가치를 누리게 한다'는 게 오렌지팩토리의 경영철학이다. 회사 손실에 대한 걱정보다는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가치 있는 삶을 응원할 수 있어서 기분 좋게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감사를 전하는 소방관들이 많다고 들었다.

"SNS나 메일을 통해서 주로 고맙다고들 말해 주신다. 손편지를 받은 적도 있다. 때로는 매장에 있는 저를 직접 찾아와 음료수를 건네주시기도 한다(웃음). 그동안 소방관분들이 사회로부터 특별한 혜택을 받아본 적이 없으셔서 그런 것 같다. 보통 정치인들이나 큰 기업들은 사진 찍는다고 몇 번 찾아왔다가 그냥 가버리고, 장학금 전달한다고 하면서 그때뿐이지 않느냐. 우리 회사의 진정성이 전해진 것 같다."

-앞으로도 행사를 이어갈 생각인가.

"그렇다. 이 행사와는 별도로 다른 행사들을 또 연구하고 추진할 생각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소방관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소방관들에게 신경 쓰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방관들이 계셔서 우리가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보다 더 크고 훌륭한 대기업들, 그리고 명망 있는 정치인들이 나서서 소방관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