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김용태 선임]친박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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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김용태 선임]친박 속내는?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5.16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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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몰린 새누리의 궁여지책 vs. 김용태 이미지만 활용하려는 꼼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왼쪽)와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용태 의원 ⓒ 뉴시스

정진석 원내대표의 선택은 ‘비박’이었다. 새누리당은 15일 비박계 중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되는 3선의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동시에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에도 이혜훈 당선인, 김세연 의원, 김영우 의원, 이진복 의원, 홍일표 의원, 정운천 당선인 등 비박계 인사를 대거 임명하며 정가를 놀라게 했다. ‘파격(破格)’ 그 자체다.

지난 3일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정 원내대표가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되고, 공동 원내대변인에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경욱 당선자, 공동 원내부대표에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이양수 당선자와 최경환 의원 비서실장 출신의 강석진 당선자, 최 의원의 대구고 후배 이만희 당선자 등이 선택되면서 새누리당은 ‘도로 친박당’ 논란에 휩싸였다.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은커녕 당권 경쟁에만 혈안이 된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당내에서조차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는 말이 나왔다.

이번 인선은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다. 초선 때부터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김 의원은 지난 총선 ‘공천 파동’ 당시에도 가장 큰 목소리를 냈던 인사다. 비대위원으로 임명된 이혜훈 당선인이나 김세연 의원은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사이며, 김영우 의원과 이진복 의원은 김무성계로 분류된다. 총선 이후에도 혁신이 지지부진하고, 여론도 악화되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강수’를 던졌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은 “친박계가 궁여지책(窮餘之策)을 꺼내든 것”이라며 “친박계의 입지는 줄어들 수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승부수를 던지지 않으면 떠난 국민의 마음을 되돌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용태 의원은 계파적 이익을 내세우지 않고 제도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반면 김 의원 선임이 친박계의 ‘꼼수’라는 시각도 있다. 김 의원은 ‘비박계 강성’이자 ‘미스터 쓴소리’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1968년생 ‘젊은 피’면서 대전광역시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대전에서 나온 ‘충청권 의원’이다. 정 원내대표가 충청권 최다선 의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 의원이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또한 현재 새누리당의 당내 역학구조는 친박계의 압도적 우위다. 김 의원에게 전권이 주어진다 해도 운신의 폭은 생각보다 넓지 않다. 더욱이 전당대회까지 남은 시간은 겨우 두 달 남짓이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혁신을 추진하기에는 김 의원을 둘러싼 환경이 만만치 않다. 즉, 김 의원 혁신위원장 선임은 그가 가진 이미지를 활용해 국민에게 혁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데 불과하고, 실질적인 이득은 전당대회를 통해 친박계가 챙겨가는 시나리오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16일 오전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김용태 의원이) 강성이긴 강성인데, 3선에 48세, 충청권 후배라 관리가 용이해서 들여다 놓은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라며 “시간 끌기, 그리고 통제 가능한 3선의 젊은 피에게 기회를 주는 것 정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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