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주택, 필요하지만 이미지는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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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 필요하지만 이미지는 '부정적'
  • 최준선 기자
  • 승인 2016.05.1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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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10명 중 9명 "공공임대주택 필요하다"…이미지 긍정적은 54% 불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최준선 기자)

▲ 공공임대주택의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그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주민들이 많아 인식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첫 입주가 시작된 행복주택 삼전지구의 모습. ⓒ 뉴시스

공공임대주택의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그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주민들이 많아 인식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SH공사 도시연구원이 서울시민 1만 명과 서울시 시·구의원 229명, 서울시 공무원 205명을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95.1%, 시·구의원의 95.6%, 공무원의 97.6%는 공공임대주택을 보다 확대 공급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서울시민 10명 중 9명은 저소득층이나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공공임대주택 건립 찬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10명 중 7명이 찬성했다. 행복주택은 응답자의 85.6%, 저소득층 임대주택은 응답자의 79.5%, 뉴스테이는 응답자의 64.3%가 각각 찬성했다.

SH공사는 “중산층에 공급하는 민간임대주택인 뉴스테이보다 집값 하락 우려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는 저소득층 임대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 것은,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시민은 54.6%에 그쳤다.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라고 응답한 시민이 25.1%, ‘부정적’이 25.1%에 달했다. 응답자 본인이 집을 소유하고 있는 자가층의 경우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설 경우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9.8%를 차지했다.

실제 공공임대주택은 ‘님비’(NIMBY, Not in my backyard)현상으로 인해 사업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목동유수지에 들어설 예정이던 목동지구 행복주택은 인근 주민들의 민원으로 지구 지정이 취소됐고, 공릉·잠실·송파지구 역시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공공임대주택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뒤에 숨겨진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SH공사는 지난 12일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해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행사에 참가한 김도훈 아르스프락시아 대표는 “조사에선 공공임대주택을 포용하는 것처럼 응답하더라도 실제로는 님비적 행동을 보일 수 있다”며 “보다 정확한 인식 조사를 위해선 온라인과 현장 인터뷰 등을 통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옥 한국도시사회연구소 소장도 “1989년 임대주택 공급이 본격화된 이후 유지·관리에 소홀했던 탓에 단지 입구에서 술을 마시는 어르신들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였다”며 “임대주택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 시작한 것이 10년이 채 안된 만큼 인식이 바뀌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주거 서비스 질을 높이거나, 임대주택의 건립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해당 지역에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김준형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SH공사의 설문결과는 서울시민이 현재 공공임대주택 공급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공원, 체육시설 등 집값을 상승시키는 다른 도시계획수단과 연계하는 등 공급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과의 갈등을 야기하는 신규 공급보다 주거지의 재정비 과정에서 멸실되는 주택을 보존해 공급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관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임대주택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려면 교육, 의료, 여가,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대주택의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임대주택 입주민들이 종합적인 주거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여러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도전숙(청년창업자 임대주택)이나 연극인 주택과 같이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창의적인 커뮤니티 문화를 활성화해 인식을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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