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식①]"가해자는 안에, 피해자는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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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식①]"가해자는 안에, 피해자는 밖에"
  • 광주= 박근홍 기자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5.18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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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오지혜 기자)

▲ 18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온 광주 시민과 이를 가로막는 국가보훈처 관계자가 격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시사오늘

18일 제36주년 5·18 민주화운동기념식 행사장 밖에서 큰 소동이 벌어졌다. 기념식에 초청받지 못한 광주 시민들과 국가보훈처 관계자들이 몸싸움을 벌인 것이다.

이날 기념식에는 보훈처 측에 사전에 입회 신청을 한 광주 시민들만 입장 가능했다. 때문에 이 같은 사전 절차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국립 5·18 민주묘지에 온 시민들이 땡볕 아래 큰 불편을 겪었다. 보훈처의 사전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기념식 입구 앞 보안검색대를 지키고 있는 보훈처 관계자들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하지만 보훈처 측은 "기념식이 끝나야 입장할 수 있다. 보안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끝까지 고수했다.

한 광주 시민은 이날 기념식 밖에서 <시사오늘>과 만나 "나는 5·18 유공자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그날의 참혹함을 겪었던 광주 시민"이라며 "사전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장을 가로막는 건 부당하다. 5월 단체들도 점점 기득권 세력화되고 있다. 이런 절차가 있다면 5월 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시민들한테 홍보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5·18 당시 광주에 있다가 고향을 떠나 현재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정치인들이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광주가 아프지 않았느냐. 가해자들은 기념식에 앉아있고, 피해자들은 밖에 있는 셈"이라며 "오늘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이곳까지 내려왔는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18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온 광주 시민과 이를 가로막는 국가보훈처 관계자가 격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시사오늘

시민들과 보훈처 관계자들은 격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들어가겠다는 일부 시민들을 보훈처 측이 몸으로 가로막은 것이다.

보훈처 관계자와 충돌한 한 시민은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하더니 이제는 시민들의 기념식 참여도 막고 있다"며 "마땅히 시민들에게 개방돼야 할 행사가 아닌가. 이런 식의 통제는 북한과 다를 바가 없다"고 내세웠다.

이에 대해 보훈처 측은 기자와 만나 "최근 몇 년 전부터 하고 있는 절차"라며 "수용 인원의 한계가 있고 보안 문제도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 18일 518광주민화운동 기념식에 입장하지 못한 광주 시민들이 보훈처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 시사오늘

그러나 바로 옆에 있던 한 시민이 "작년에는 이렇게 보안이 엄하지 않았는데 이러는 이유가 뭐냐.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 때문에 박근혜 정부 관계자나 보훈처장한테 우리가 해코지라도 할까봐 겁나서 그러는 게 아니냐"고 대꾸하자, 보훈처 관계자는 입을 굳게 닫았다.

이날 박승춘 보훈처장은 유족과 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기념식장에 입장조차 하지 못하고 쫓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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