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고심’ 비박계, 안철수와 손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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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고심’ 비박계, 안철수와 손잡을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5.18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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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중심 ‘중도보수대연합’ 가능성 제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 뉴시스

친박계와 비박계가 루비콘강을 건너고 있다. 당내 계파 싸움이라고 하기에는 선을 넘은 모양새다. 상상하기 어렵던 ‘분당(分黨)설’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로 새누리당의 상황이 위태위태하다.

지난 17일 친박계는 상임전국위원회에 대거 불참함으로써 ‘정진석 비대위’와 ‘김용태 혁신위’ 추인을 무산시켰다. ‘강성 비박계’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유승민계’ 이혜훈 당선자와 김세연 의원, ‘김무성계’ 김영우 의원과 이진복 의원 등을 비상대책위원으로 선임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

비박계는 곧바로 친박계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를 선언하면서 “국민에게 무릎을 꿇을지언정 그들에게 무릎을 꿇을 수 없다”며 친박계를 정면 겨냥했다. 정두언 의원도 “정당이 아니고 패거리 집단”이라는 원색적 비난으로 힘을 보탰다. 김무성 전 대표의 ‘복심(腹心)’ 김성태 의원은 “이렇게 하는 건 당 깨자는 얘기”라며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자연히 ‘분당설’이 흘러나온다. 지난 총선을 통해 최대 계파가 된 친박계가 당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이상, 비박계가 설 자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장은 지난 1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무소속 복당 문제부터 지금까지 흘러온 과정을 보면, 친박계가 오히려 분당을 원하는 것 같다”며 분당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문제는 ‘구심점’이다. 총선 참패의 여파로 친박계가 침묵하는 와중에도 비박계는 마땅한 리더를 찾지 못해 지리멸렬(支離滅裂)했다. 비박계 내부에서는 ‘친박계도 친박계지만, 기회가 왔을 때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비박계도 문제’라는 자성(自省)이 나왔다. 비박계가 탈당으로 내몰리고 있지만, 확실한 구심점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이러다 보니 비박계와 국민의당의 연대설이 나온다. ‘합리적 보수’를 자처하는 국민의당과 비박계 탈당파의 결합은 ‘윈윈(win-win)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비박계 탈당파를 받아들임으로써 ‘호남당’의 틀을 깨고 일거에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을 제1 과제로 내건 안 대표에게도 비박계와의 연합은 천재일우(千載一遇)나 다름없다.

실제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8일 광주지역 언론사대표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새누리당과의 연정은 없다”면서도 “새누리당에서 (일부 세력이) 쪼개나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 또한 지난 1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되면(비박계가 국민의당에 합류하면)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박계와의 연대에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비박계 입장에서도 국민의당과의 연합은 생각해볼 만한 시나리오다. ‘안철수’라는 확실한 중심이 존재하는 데다, ‘합리적 보수’를 자처하는 안 대표와 비박계는 철학과 가치관이 유사해 무리 없는 화학적 결합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총선을 통해 중도보수 정당으로 인정받은 국민의당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신당 창당에 비해 위험 부담도 크지 않다. 여기에 ‘영호남 연정’이라는 명분도 있다. 친박계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당 중심으로 ‘비박 보수대연합’이 이뤄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17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비박계와 국민의당 연결 시나리오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민의당 중심으로 중도보수대연합이 구성돼 안철수, 유승민, 정의화 등이 모두 등장하는 경선이 이뤄진다면 상당한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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