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충청 타령 '점입가경'…어기구, "얄팍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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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충청 타령 '점입가경'…어기구, "얄팍한 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5.19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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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정치권의 충청 타령이 점입가경이다. 박근혜 정부, 여야 가릴 것 없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원 공략에 치중하는 모양새다. 지역주의를 혁파해야 할 정치인들이 되레 이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신임 비서실장으로 이원종 전 지방자치발전위원장을 임명했다. 충북 제천 출신 이 비서실장은 충북도지사만 무려 세 차례에 맡은 바 있는 거물급 충청 인사다.

이는 반기문 UN(유엔) 사무총장 영입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반 총장의 고향은 충북 음성으로 이 비서실장과는 '이웃사촌' 관계다. 국정운영에 포커스를 맞춘 인사가 아니라 특정 지역 민심을 잡기 위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반 총장은 이달 말 방한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3일 충남 공주 출신 정진석 당선자를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여권의 중원 공략을 위한 발판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 원내대표는 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이 무산되자 지난 18일 돌연 고향으로 내려가 '정치적 칩거'에 들어갔다. 그의 이 같은 행보에 당 안팎에서 비난이 쏟아진다. 친박(친박근혜)계 김태흠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 원내대표가 (칩거할 게 아니라) 사과하고 백지에서 다시 시작하든가, 어려워서 못하겠다고 스스로 사퇴하든가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각에선 '충청 지역 주민들을 볼모삼아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는 일종의 지역주의적 행보가 아니냐'고 지적한다.

이처럼 곱지만은 않은 여론을 의식했는지, 정 원내대표는 19일 상경해 '여야3당 원내대표 20대 원구성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오는 20일에는 당 중진연석회의를 열어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질세라 충청 출신 정치인들을 대거 요직에 앉혔다. 더민주는 충북 청원 출신 변재일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충북 청주 출신 오재세 의원을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장 임명했다. 원내수석부대표에는 충남 천안이 고향인 박완주 의원을 앉혔다.

이처럼 부쩍 몸값이 오른 충청 출신 여야 정치인들은 19일 충청향우회중앙회가 주최하는 '충청 향후 친선의 밤 행사'에서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반기문 총장의 방한을 앞둔 시점에서 마련된 모임이기에 이들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20대 총선에서 충남 당진에 출마해 당선된 더민주 어기구 당선자는 지난 18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이 내년 말에 있으니 새누리당도 그렇고 우리 당도 그렇고 중원을 장악해야 대권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며 "요직에 충청 인사를 앉히면서 '우리가 충청을 홀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얄팍한 수라고 생각한다. 충청 지역 주민들은 그렇게 어눌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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