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야도, PK…"YS·노무현정신 계승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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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야도, PK…"YS·노무현정신 계승해야"
  • 박근홍 기자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5.25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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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 야권이 기회 살려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오지혜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 진갑 당선인, 박재호 남구을 당선인, 김해영 연제구 당선인 ⓒ 시사오늘

PK(부산·경남)지역의 야(野)성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4·13총선 결과는 지역마다 예상치 못한 이슈를 남겼다. 특히 이목이 쏠렸던 곳은 PK였다. 빨간색 깃발만 꽂으면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라던 법칙은 이제 휴지조각이 됐다. 야권은 이번 선거에서 부산에서 5석, 경남에서 4석을 차지했다.

사실 PK는 군사정권에 맞서 부마항쟁을 일으키는 등 광주와 더불어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중심지였다. 당시 항쟁 전면에 나섰던 YS가 이후 문민정부를 출범시킬 수 있었던 것도 PK 민주진영이 바탕이 됐다.  

일각에서는 지난 총선 결과를 놓고 'YS 지지세력의 야권선택' 혹은 '보수성향으로 변화된 PK의 잠재된 야성이 마침내 깨어났다'고 분석한다. 

<시사오늘>은 지난 24일과 25일 부산에서 야권 간판으로 값진 결과를 낸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박재호, 김해영 당선인과 직접 인터뷰하면서 민심 변화를 체감하는지 물어봤다.

공통된 답변은 지난 총선에서 PK지역에 나타난 민심은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이 주요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러나 야도(野都)로 되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만큼, PK지역에 잠재된 YS정신과 노무현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해영 당선인은 "부산은 지난 1990년 3당 합당 이후로 여권 도시가 되면서 거의 26년간 새누리당 1당 체제가 됐다. 그러나 인구는 줄어들고 경기 침체는 끝이 없고 청년들도 실업난에 시달리다 보니, 시민들이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구도가 필요하다고 느낀 것 같다"고 밝혔다.

박재호 당선인은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워낙 못하니까 민심이 폭발했다고 본다. 그래서 대안으로 지역색 때문에 낙선했던 인물들을 찍어준 것이다. PK지역에 출마한 야권 후보들은 대부분 오랫동안 고생했다. 주민들 사이에 '여기 내려와서 고생만 하고 안타깝다'는 정서가 투표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춘 당선인은 과거 YS지지층의 민심이반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그는 "과거 YS가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지지했던 분들은 대부분 노인이 되셨고, 새누리당 지지층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YS 지지층이 야당 지지로 돌아섰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안으로 선택한 야권이 PK민심을 충족시켜야만 앞으로도 야성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호 당선인은 "쿠데타가 한 번 일어나면 그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30년이 걸린다더라. 부산도 마찬가지다. 지역주의에 기반한 정치색이 물들면 세대가 바뀌어도 야성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해영 당선인은 "사실 부산에 야권 당선인이 5명 나왔지만 정당 지지율은 저조한 편이다. 아직 부산은 여권 강세 지역"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번 기회가 아주 중요하다. 야권 당선인들이 일치단결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부산 시민들도 계속 지지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도로 되돌아가기 위해 PK 민주항쟁의 상징, YS정신과 노무현정신이 거론됐다.

박재호 당선인은 "YS와 노무현의 공통점은 부산 사나이의 기질이 있었다는 것이다. 목표가 생기면 무조건 부딪쳐 본다는 것이다. 이들 모두 실패하더라도 시도한 만큼 가치가 남는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김해영 당선인 역시 "YS정신과 노무현정신은 민주주의라는 큰 가치에 있어서 궤를 같이 한다. 둘 다 통합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도 그렇고. 결국 YS정신과 노무현정신의 융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시사오늘>이 부산과 경남 김해를 방문해 직접 확인한 지역 민심 역시 당선인들이 체감하는 바와 다르지 않았다.

부산 진구에서 택시를 모는 주경남 씨는 "솔직히 TK도 그렇고 PK도 빨간색 깃발만 달면 무조건 되는 곳으로 여기다 보니까 새누리당이 지역에 신경도 안 썼다. 경남 김해에서 부산으로 오는 도로 가봤나. 차가 엄청 막혀 불편한데 몇 년이 지나도 여전하다. 더는 이렇게 무시당하지 말자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더민주당으로 표가 몰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에서 출퇴근하는 회사원 김형원 씨는 "지금 부산 시민들도 놀란 상태다. 새누리당 후보들이 지역구를 살피지도 않으면서 표 달라고 하는 오만방자한 행태를 보고 더민주당을 선택하긴 했는데, 5석이나 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역주의를 타파했다는 이유로 다른 지역에서 박수를 받으니까 어안 벙벙한 상태다"고 밝혔다.

경남 밀양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김해를 찾은 이건형 씨는 "PK가 더민주당에 마음을 열었다고까지 해석하긴 어렵다.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하는 게 맞을 것 같다. 하지만 더민주당에게 기회가 간 거니까 정말 잘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대안으로 선택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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