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한 부산①]YS에서 노무현으로, 부산 野性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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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한 부산①]YS에서 노무현으로, 부산 野性의 역사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5.27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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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당합당이후 여권 텃밭으로 변모
´세대교체´ PK야권, 새로운 시대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PK(부산경남)는 한 때 야도(野都)였다.

군부에 맞선 민주화의 두 선봉장 중 하나인 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문민정부를 만들었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민자당)이 만들어지자, YS에 대한 PK의 지지는 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여당으로 옮겨갔다. 이제 PK엔 야성(野性) 대신 여당이 쌓은 아성(牙城)만 남았다.

그리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등장했다. ‘영남 출신 야당 대통령’이라는 이 걸출하고 독특한 인물은 PK에 새로운 기류를 몰고왔다. 결국 지난 4월 13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무려 9석을 가져가며 PK 야성은 폭발한다.

야도 PK는 어떻게 돌아왔을까. <시사오늘>이 PK 야권의 역사를 돌아봤다.

 

▲ 김영삼(YS)전 대통령(왼쪽)과 노무현 전 대통령 ⓒ시사오늘

YS의 등장과 문민정부

YS의 민주화 운동부터, 대통령에 당선되며 문민정부를 만들기까지 PK는 그의 강고한 지지기반이었다. YS는 제3대 총선에서 경남거제군에 출마, 만26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회의원이 됐다. YS는 부산시 서구에서만 7선(제5대~10대,13대) 했으며, 1979년 신민당 총재직과 국회의원직에서 강제로 제명된 데 이어 가택 연금되는 정치탄압을 받자 그해 10월 15일 부산대학교 학생들의 민주선언문 배포를 시작으로 부산과 마산에서 부마항쟁이 촉발되기도 했다. YS가 대선주자였던 1987년 부산 수영비행장 연설엔 100만여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는 이야기는 ‘전설’처럼 회자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지지를 등에 업고 YS는 1992년 제14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PK의 YS에 대한 압도적 지지는 YS가 경남 거제 출신인 데 기인하기도 하지만, 그의 직설적인 화법과, 돌파력을 앞세운 시원시원한 정치행보가 지역적인 정서와 맞아 떨어지며 생겨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의 한 나이 지긋한 택시기사는 “요즘은 그(YS)만한 사람이 없지예. 다 몸을 사린다 아입니꺼”라며 “YS처럼 우리(부산시민들)대신 확 마 속 시원하게 질러줄 사람이 나오면 그 사람을 찍을 낍니더”라고 전한 바 있다.

그리고 현 부산 야권의 당선자 중,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과 박재호 의원은 바로 문민정부의 비서관 출신이다.

노무현과 참여정부

YS의 문민정부가 끝나고, DJ의 국민의정부가 들어섰다. PK는 YS가 만든 민자당의 후신, 한나라당의 텃밭이 됐다. 그리고 경남 김해 출신의 한 정치인이 부산 정가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바로 YS가 정계로 이끌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상고 출신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부산에서 변호사를 하던 노 전 대통령은 13대 총선에서 YS의 발탁으로 국회에 입성(부산시동구)한다. 당시엔 통일민주당 소속으로, 부산의 야성이 넘실대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후 3당 합당에 반대한 노 전 대통령은 YS를 따라가지 않고 당시 이기택이 이끌던 꼬마민주당에 남았다. 그리고 부산에서 낙선, 재선에 실패하고, 1995년엔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패한다. 통합추진위원회를 거쳐 결국 DJ의 국민회의에 들어간 노 전 대통령은 종로에서 다시 원내에 입성하지만, 다음 선거에서 또 부산으로 내려와 도전한다. 그리고 패하며 ‘바보 노무현’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낙선을 시작으로 조직된 ‘노사모’로 인해, 결국 노 전 대통령은 제16대 대선에서 승리한다.

참여정부에서 비서관을 지낸 사람들이 이번 PK 총선에서 대거 원내에 입성했다. 일명 ‘부산친노’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 최인호 의원, 전재수 의원, 김경수 의원이다.

PK 야권, 새로운 시대가 온다

YS와 노 전 대통령이라는 두 거물이 일구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텨온 PK 야권은 20대 총선에서 가장 극적으로 돌아왔다. 김해영 의원이라는 ‘젊은 피’도 부산에 새로 등장했다. 이제 PK야권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는 평이 나온다.

부산 정계의 한 관계자는 2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제 부산의 야권은 완벽히 새로운 세대로 교체된 거나 다름없다”며 “YS나 노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여전히 아주 없지는 않지만, 이번 선거는 PK지역민들의 새로운 정치적인 열망에 따라 선출된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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