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과 반기문]산에 오르는 까닭…대권 정복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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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반기문]산에 오르는 까닭…대권 정복 '천명'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6.08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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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DJ·박근혜 등 대망 품고 산에 올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위), 반기문 UN(유엔) 사무총장 ⓒ 뉴시스

야권의 유력 차기 대선 주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네팔 히말라야 등반에 나선다. 지난해 9월에는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 떠오르는 반기문 UN(유엔) 사무총장이 중국 태산에 오른 바 있어, 두 사람이 사실상 대권 정복을 천명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대자연 앞에 선 文, 겸손한 마음으로 대권 재도전?

문 전 대표는 다음 주 지진 피해로 고통 받고 있는 네팔 지역을 찾아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구호활동을 함께 펼칠 예정이다. 또한 현지 학교에서 일일교사로 봉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같은 일정을 마친 뒤 히말라야 등반에 도전한다. 문 전 대표 측은 지난 7일 '성찰과 묵상의 시간'을 갖기 위해 히말라야 순례길을 걸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히말라야는 '세계의 지붕'이라는 일컫는 지역으로 웅장한 대자연의 위압감을 한 몸에 느낄 수 있는 트레킹 명소다. 거물급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자신 역시 자연 앞에서는 한낱 미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겸손한 마음으로 대권 재도전하겠다는 문 전 대표의 의중이 엿보인다.

'雨中登泰山' 潘, "태산 오르면 어떤 곤란도 극복해"

반기문 총장은 지난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바로 다음날, 중국 산둥성으로 이동해 태산에 올랐다. 부인 유순택 여사, 류제이 유엔 주재 중국대사, 리훙펑 타이안시 당서기 등이 함께 한 자리였다.

이를 두고 당시 국내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대권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터져 나왔다. 태산은 중국의 역대 황제들이 제사를 지내 하늘의 뜻을 받들고 만복을 기원했던 장소로, 요즘에도 많은 중국인들이 사업 성공을 빌기 위해 찾는 명산이다.

더욱이 반 총장이 태산 등정에 나선 날 태산에는 비가 내렸다. '우중등태산(雨中登泰山, 비를 맞으며 태산에 오르면 큰 뜻을 이룬다)'이라는 중국 속설까지 더해졌다.

특히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예전부터 태산에 오르는 게 꿈이었다. 태산을 올라가면 그 어떤 곤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권 도전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文-潘, 대중국 외교 시각차 해석도 나와

정계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등산 행보와 관련, 대중국 외교 시각차가 엿보인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문재인 전 대표가 방문할 네팔 히말라야는 최근 중국이 경제협력을 위시해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지역이다. 네팔은 중국, 인도와 국경을 맞댄 국가로 동아시아에서 지정학적 가치가 매우 크고, 수자원도 풍부하다.

무엇보다 중국이 네팔에 신경 쓰고 있는 이유는 네팔 내에서 활동하는 반중·분리세력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하나의 중국' 정책을 펼치며 티베트인들의 반중 활동을 억제하고 있다. 네팔은 티베트 고원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네팔에 거주하는 티베트인은 2만여 명에 이른다.

반기문 총장이 발을 디뎠던 중국 산둥성은 우리나라, 일본과의 해안길을 두고 있어 동북아시아 경제권을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로 통한다. 중국은 이 지역을 물류핵심도시로 키울 계획이다.

반 총장은 태산에 들르면서 산둥성 관계자들과 만나 바오투취안 공원(趵突泉)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지지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오투취안 공원은 산둥성 지난 72개 명천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관광지로, 청나라 건륭황제가 '천하제일 샘물'이라고 칭해 유명해진 지역이다.

대망을 품은 정치인들은 산에 오른다

▲ 민주산악회와 산에 올라 식사하는 YS, 좌측에 고(故)김동영 전 의원의 모습이 보인다 ⓒ 사진제공= 이성춘

청와대 입성을 갈망하는 정치인들의 산행은 이번 사례뿐만이 아니다.

故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평소 등산을 즐겼던 정치인이었다. 그는 단순 운동으로 산에 오른 게 아니라 민주화 투쟁의 도구로 삼았다.

YS가 1981년 6월 조직한 민주산악회(민산)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에서 가장 큰 정치적 결사체가 됐다. 또한 YS와 함께 군부종식에 성공, 대한민국 최초의 문민정부가 출범하는 데 1등 공신 역할을 하기에 이른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1997년 15대 대선 목전에 중국 방문 일정 도중 태산을 들렀다. 이때도 '우중등태산'이었다. DJ는 그해 대선에서 이회창 전 총재를 누르고 대망을 이룬다.

박근혜 대통령은 2006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경선 직전 대구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비를 맞으며 비슬산 등산대회를 가졌다. 비록 박 대통령은 그해 경선에서 MB(이명박 전 대통령)에 패배해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2012년 17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제치고 대통령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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