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동국제강이 창립 62년 만에 첫 용광로 사업장인 '브라질 CSP 제철소'를 품게 되면서 철강업계에 미칠 파급력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브라질 북동부 쎄아라(Ceara)주 뻬셍 산업단지의 CSP 제철소에서 연산 300만 톤 급의 고로 화입식을 진행,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어 3번째로 고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올라섰다.
특히 동국제강은 CSP에서 생산될 슬라브 300만 톤 중 160만 톤의 권리를 가지며, 이 중 60만 톤을 국내로 들여올 방침을 세움에 따라 후판 시장의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기존 전기로 공장을 통해 360만 톤 규모의 철강재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CSP를 통해 원유수송·플랜트 등에 쓰이는 고급 후판용 슬라브를 생산, 후판 사업 고도화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CSP산 고급강용 소재를 원가 수준에 조달할 경우, 100억 원 가량의 수익 증대와 1000억 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CSP는 고로제철소를 만들겠다는 3대에 걸친 꿈의 실현이며, 2005년 브라질 쎄아라에 제철소를 짓겠다는 약속을 지켜낸 일"이라며 "CSP를 세계 최고의 제철소로 만들고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정신을 브라질에서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본사인 페럼타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 자리에서도 동국제강 임원들은 CSP 제철소 사업의 수익성에 대해 긍정적 분석을 내놨다.
곽진수 동국제강 이사는 "CSP산 슬라브는 판매 가격이 톤당 100~200달러 비싼 특수 강종 제품이라 원가 절감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성호 동국제강 상무는 " 최근 슬라브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CSP 제철소 사업의 손익분기점 돌파 시기가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만 후판 사업 자체가 조선·해운 업종의 불황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든데다 기사업자인 포스코와 현대제철과 비교해 아직까지는 특장점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이 CSP 제철소 조기 안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품질 확보를 통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인데다 공급 과잉과 수요 침체가 여전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후판 사업 구조조정을 마친 동국제강이 자체 원자재 조달로 원가 절감을 이루게 됐다는 점은 가격 경쟁력을 통한 판매 확대에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고 덧붙였다.
동국제강의 CSP 제철소 효과는 수익성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 가속화에도 의미가 있다.
총 55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합작 사업을 뛰어넘어 지역 최대 외자유치 국책사업으로 지정됐으며 제철소와 연계되는 7억 달러 규모의 항만, 발전소, 변전소, 도로, 용수 등 인프라 투자도 병행됐다.
때문에 동국제강은 이번 CSP 제철소 사업을 통해 향후 브라질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 확장에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류 계열사나 IT 계열사의 글로벌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현지 철강 회사들과의 협력, 네트워크 확보를 통해 남미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CSP 제철소와 사업 재편이 이뤄진 당진 후판공장을 중심으로 일관제철소 사업을 이루게 됐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며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수익성을 논하기는 이르며 CSP의 조기 가동안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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