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의 두 얼굴③]돈먹는 하마의 국부유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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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의 두 얼굴③]돈먹는 하마의 국부유출 논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6.13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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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최대주주 ‘킴벌리클라크’에 고액배당금·기술사용료·국고보조금…국부유출 논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유한킴벌리는 유한양행과 미국법인인 킴벌리클라크가 3:7 비율로 출자한 다국적 기업이다. ⓒ유한킴벌리 웹사이트

유한킴벌리는 우리나라 기업일까? 외국계 기업일까?

대부분 우리나라 국민들은 유한킴벌리를 독립운동가 유일한 박사가 세운 유한양행의 가족기업으로 인식하며 우리나라 기업으로 알고 있으나, 실제로는 외국 지분이 70%인 외국계 기업이라는 설명이 맞다. ‘유한’이라는 이름(회사명)이 불러온 오인이다.

정확히 말하면 지난 1970년 3월30일 우리나라의 유한양행과 미국법인인 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 Corporation)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합작기업이다. 유한양행의 설립자 유일한 박사는 유한킴벌리 창립 이듬해인 1971년 타개했다.

유한양행은 유일한 박사가 세운 제약회사이며 킴벌리클라크는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위생제지회사다.

합작 당시 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가 40 대 60의 비율로 출자해 설립했으나 1998년 유한양행이 자신의 지분 10%를 킴벌리클라크에 매각해 킴벌리클라크의 지분이 70%로 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 미국 기업이 최대주주로 있는 헝가리 법인인 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 Trading LLC.)와 주식회사 유한양행이 각각 70%, 30%를 소유하고 있다. 때문에 킴벌리클라크는 매해 배당금의 70%와 기술사용료를 유한킴벌리로부터 지급받고 있다. 이로 인해 국부가 외국으로 유출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동안 이사 수도 총 7명 중 킴벌리클라크가 4명, 유한양행이 3명을 각각 선임해 왔으나, 킴벌리클라크 측의 지분이 70%로 늘면서 갈등이 지속돼 왔다.

결국 갈등은 지난 2012년 6월 법정으로 비화됐다. 유한킴벌리 지분의 70%를 갖고 있는 킴벌리클라크가 이사를 한 명 더 선임할 권리를 달라고 주장하자 유한양행이 그해 6월19일 서울중앙지법에 ‘이사 선임비율을 변경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42년 동안 평화롭게 이어져온 두 회사의 공동경영에 파열이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킴벌리클라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그해 7월2일 “합작계약에서 주식소유 비율에 따라 이사 선임권 비율을 나누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사 선임권 비율이 보유주식 비율과 대략 동일한 2 대 5로 변경됐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한킴벌리는 다음날인 7월3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선임비율을 킴벌리클라크의 뜻대로 5명으로 늘렸다. 유한양행이 주도한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이사의 해임안도 부결됐다.

주도권에서 밀려난 유한양행이 경영 일선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최규복 현 대표의 선임을 두고 벌어진 킴벌리 클라크와의 소송전에서 패한 후 킴벌리클라크 눈치만 보고 있다”고 전언했다. 

이에 대해 유한킴벌기 측은 “유한양행은 주주사로서 유한킴벌리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는 당사의 합작 파트너이자 주주로서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대한민국 상법에 따라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배당금에 기술사용료까지…국부유출 창구 논란

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의 3 대 7이라는 주식 소유 비율에 따라 유한킴벌리는 매년 배당금의 70%와 기술사용료를 킴벌리클라크에 지불하고 있다. 국부유출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다.

킴벌리클라크가 고배당을 받게 된 연유는 2007년 문국현 전 사장이 퇴임한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킴벌리클라크는 문국현 사장이 퇴임 후 유한양행을 상대로 주주배당 확대와 기술사용료 증액 요구를 본격화 했다.

기술사용료는 처음 매출액의 2%에서 시작해 2010년부터는 2.45%로 올렸다. 2010년은 최규복 현 사장이 부임한 해다. 문제는 최규복 사장이 취임한 후 2년간 경영실적 악화에도 해당 기간동안 킴벌리클라크에 대한 배당금과 기술사용료는 급증했다는 것이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유한킴벌리의 매출액은 2009년 1조1341억 원, 2010년 1조2094억 원, 2011년 1조3041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09년 1686억 원에서 2010년 1495억 원으로 11.3% 줄었고, 2011년에는 1353억 원으로 9.5% 떨어졌다. 영업이익률도 2009년 14.9%, 2010년 12.4%, 2011년 10.4%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킴벌리클라크에 대한 배당금은 급증했다. 2007년까지 연간 700억 원 수준이던 것이 이후 4년간 연평균 1112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총액으로는 4450억원에 이른다. 비율로 따지면 2007년까지는 70% 안팎이던 것이 이후에는 94.4%까지 높아졌다.

2015년에는 전체매출액 1조5190억원의 8.56%에 해당되는 1300억원의 배당금 중 주식소유 비율에 따라 킴벌리클라크가 70%인 910억 원을 챙겼다. 앞서 2012년 840억원, 2013년 770억 원, 2014년 910억 원을 포함하면 킴벌리클라크는 최근 4년간 3430억 원을 배당받았다.

킴벌리클라크에 배당되는 고액의 배당금이 결국 국부유출에 해당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유한킴벌리의 최대주주인 킴벌리클라크와 유한양행이 지난 4년간 챙긴 배당금은 무려 4900억 원에 이른다. 전체 매출액의 8%를 상회한다.

하지만 이 기간 기부금은 전체 매출액 5조6984억원 대비 0.16%인 92억 원 수준이다. 배당금 대비 50분의 1에 불과하다.

여기에 유한킴벌리는 킴벌리클라크에 라이센스 및 기술지원계약에 의거해 해당 제품별로 매출액의 일정률을 기술사용료로 지급하고 있다. 2015년에만 전체 매출액의 2.47%에 해당하는 374억6562만6000원 이 지급됐다. 2012년에 331억 원, 2013년 324억 원, 2014년 344억 원을 챙겼다. 최근 4년간 1373억 원을 받아갔다.

유한킴벌리의 200억 원대 국고보조금으로 인한 국부유출 논란도 일고 있다. 2014년 기준 유한킴벌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유한킴벌리가 국가로부터 받은 국고보조금은 상환의무가 없는 국고보조금만 총 2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유한킴벌리 측은 "국고보조금은 국가와 국내 산업발전에 도움이 되는 기술 등의 개발을 위해 관련 당사자들이 함께 연구비를 투자하는 것으로 국부유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유한킴벌리는 원재료의 일부분 역시 킴벌리클라크로부터 구입하고 있어 일감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유한킴벌리 측은 "원자재 일부를 킴벌리클라크로부터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원자재를 구입하기 위해 킴벌리클라크글로벌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2014년 거래내역을 살펴보면 원재료구입 82억 원, 상품구입 159억원, 저장품구입 11억 원으로 총 252억 원어치를 킴벌리클라크로부터 사들였다. 2013년도 역시 원재료, 상품, 저장품 고정자산 등의 명목으로 총 457억 원 상당을 구입했다.

이와 함께 킴벌리클라크의 기타관계사들은 유한킴벌리의 물건을 사들임으로써 유한킴벌리는 2250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고스란히 킴벌리클라크의 배당금과 기술사용료로 제공됐다.

유한킴벌리 측은 "당사 수출금액이 그대로 배당금과 기술사용료로 제공됐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배당금은 주주총회의 의결에 따라 결정되며,기술사용료는 한국 국세청과 미국 국세청 간에 합의된 지급율에 따라 집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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