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무대 위에 오르는 여야 대권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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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무대 위에 오르는 여야 대권 잠룡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6.21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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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유승민·손학규, 복귀의 '날갯짓'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차기 대선을 1년 6개월 남짓 앞둔 가운데 주춤했던 여야 대권 잠룡들이 몸을 추스르고 무대 위에 다시 서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유승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왼쪽부터)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 ⓒ 뉴시스

'킹무성'의 귀환, 청와대·친박계에 날 선 발언

20대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숙 모드에 들어갔던 김무성 전 대표가 드디어 침묵을 깼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9일 경남 함양에 있는 선친의 묘소를 찾은 자리에서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 뜻이 모이면 혁명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나라의 미래를 위해 경쟁해야 한다"며 "극우에 가 있는 새누리당의 정체성을 중도로 옮겨야 한다. 극우 이념을 가지고는 앞으로 도저히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에 있어서는 빈곤한 국민과 서민들을 위한 경제체제로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며 "북한 문제도 좀 더 개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또한 최근 정치권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개헌론과 관련, "합리적 국정 운영과 민주주의를 하려면 권력을 나눠야 한다"며 "대통령 권력을 축소하고 연정을 할 수 있는 이원집정부제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4·13 총선 이후 새누리당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라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과 대북정책의 전환 필요성을 역설한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도'와 '분권형 개헌', '연정'을 언급한 것은 유승민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등 당내 소장파들을 결집해 비박계의 재도약을 꾀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가 분권형 개헌을 매개로 대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재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헌은 내 소신이다. 이제 기회가 될 때마다 이야기할 것"이라고 내세우기도 했다.

최측근들의 활발한 움직임도 눈에 띈다. 김성태 의원은 최근 "NLL(북방한계선) 인근 해역에 남북공동어로수역을 설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무성 전 대표의 의중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을 역임하면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동어로수역을 설치하자는 북한 요구를 수용해 굴욕적으로 NLL을 포기했다"고 주장해 진보진영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를 희석시켜 표의 확장성을 노리겠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또한 김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학용 의원도 오는 22일 미래혁신포럼 창립총회를 열 예정이다. 김 전 대표는 이 단체에서 준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배신의 정치인' 유승민, 대권이냐 당권이냐

김무성 전 대표가 기지개를 켠 시점에 유승민 의원도 새누리당에 복당하면서 날개를 활짝 펼 채비를 하고 있다. 두 사람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박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로 유 의원은 지난 20일 복당 후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참석한 자리에서 같은 비박계인 김 전 대표, 나경원 의원과 나란히 앉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유 의원이 대권 행보를 보일지, 아니면 당권에 도전할지에 쏠려있다. 새누리당은 당헌·당규로 대통령 선거 출마자는 대선 1년 6개월 전까지 모든 당직에서 사퇴하도록 하는 '대권과 당권 분리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대권가도를 달리기 위해서는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져선 안 되는 것이다.

최근 <시사오늘>과 만난 그의 최측근에 따르면, 유 의원은 당권보다는 대권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그가 나서지 않는다면 친박계가 당권을 잡고 향후 대선 경선에서 실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비박계 의원들이 유 의원에게 전대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21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유 의원이 이대로 위기에 처한 비박계를 외면한다면 비박계들이 그를 대권주자로 쉽게 인정하겠느냐"며 "전대에 출마하지 않으면, 최소한 몸은 사리지 말아야 한다. 비박계의 목소리에 확실하게 힘을 보태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가 뜬다…전대 전후로 목소리 낼 듯

야권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라는 거물급 정치인이 몸을 풀고 있는 눈치다. 손 전 대표는 20대 총선에서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의 유세 지원 요청을 거절하면서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당이 제1당으로 도약하는 발판 역할을 사실상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는 8월 27일 열린 전당대회에서는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의 한 측근은 21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전대를 전후로 해서 손 전 대표가 목소리를 낼 것이다. 더민주에만 국한되는 목소리가 아닐 것"이라며 "전체 야권을 아우르고 중도층을 포섭할 수 있는, 나아가 야권 통합을 주장하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손 전 대표는 지난 14일 광주 지역 재야원로들 10여 명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그들이 "정권교체를 위해 큰 역할을 해 달라"고 복귀를 요청하자 "잘 새겨듣고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나라가 분열되고 경제와 민생이 도탄에 빠졌다. 남북관계는 최악의 경색국면이다.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걱정도 크다"며 박근혜 정권을 강력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실시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손 전 대표가 크게 약진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손 전 대표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6일 공개한 야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권의 텃밭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와 보수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60대 이상 응답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은 게 눈에 띤다. 손 전 대표가 중도보수층의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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