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안철수 동반사퇴와 국민의당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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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안철수 동반사퇴와 국민의당 운명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6.06.29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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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국민의당 천정배·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9일 4·13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문 속에서 대표직을 사퇴한 것을 놓고 여러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안철수 대표가 더 이상 정치적 타격을 받지 않기 위해 사퇴했다거나 자신과 경쟁 관계에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처럼 곱지 않은 시각은 안 대표 본인의 진짜 마음이 어떤 지를 떠나 충분히 나올만한 것들이다. 자신이 대표로 있던 당에서 리베이트 사건이 발생한 만큼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리베이트 의혹의 중심에 있는 박선숙·김수민 의원을 먼저 강도 높게 징계했어야 한다거나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신생 정당에 지나친 부담을 줬다는 지적은 적절하지 못하다.

이날 천정배·안철수 두 대표의 사퇴는 박선숙·김수민 의원에게는 다른 그 무엇보다 아픔으로 다가올 게 분명하다. 자신들 문제로 당 대표들이 사퇴했다는 죄책감이 엄청난 무게로 짓누를 것이다. 이 자체가 엄청난 징계다.

▲ 천정배·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뉴시스

두 대표가 먼저 사퇴하는 방식이 아니라 두 의원에 대해 혹독한 징계부터 했다면 ‘아직까지 아무런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들의 정치 위상을 지키기 위해 밑에 사람을 희생시켰다’라는 비판에 직면할 게 뻔하다.

두 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당이 존폐기로에 섰다는 지적도 너무 나약한 소리다. 두 사람이 당 대표에서 물러났지만 그 대신 국민의당의 ‘새 정치’ 명분은 살렸다. 지금 정당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명분이다. 명분만 뚜렷하면 그 세력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과거 민주화 명분을 가지고 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택연금을 당하거나 감옥에 갇혔지만 두 사람의 정치 세력이 와해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단단해진 선례도 있다.

이날 천정배·안철수 두 사람의 대표직 사퇴와 관련, 천정배 대표보다 안철수 대표가 훨씬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천정배 대표의 정치행보도 눈길을 끈다.

천 대표는 안 대표와 사실상 경쟁관계에 있다. 하지만 천 대표는 안 대표의 사퇴를 기회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고 하는 게 아니라 동반 사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결론적으로 천정배·안철수 공동대표의 사퇴는 국민의당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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