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다시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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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다시 주목받는 이유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7.05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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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뛰어넘는 관록에 국회의장 양보한 통큰 정치 '주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 ⓒ뉴시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는 8‧9 전당대회에서 친박계를 대표해 ‘구원등판’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하지만 인간 서청원을 친박계와 묶어서 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역 최다선 국회의원인 서 의원은 원조 친박계의 좌장이다. 상도동계이기도 한 그가 지난 2007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찾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겠다'며 읍소, 승낙을 받아낸 일화는 유명하다. 서 의원은 ‘친박연대’를 만들며 지난 18대 총선에서 친박계를 생환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러나 서 의원은 최근 사실상 ‘신박’과‘진박’들에게 최전선을 내주고 본인은 한 발 물러서 있었다. 지난 2014년 전당대회에서 친박계를 대표해 김무성 전 대표와 일합을 겨뤘지만 2위에 그친 바 있다. 당시 서 의원의 전대 출마도 친박계의 ‘구조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20대 국회에서 8선에 성공한 그는, 국회의장에 마지막으로 도전하며 정치역정을 마무리 할 것이란 이야기가 돌았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제1당이 되지 못하면서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정치권의 지리한 갈등이 이어졌다. 이 때 서 의원은 국회의장 자리를 야당에게 양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통 큰 양보였고 꼬였던 정국이 순식간에 풀렸다. 서 의원이 국회의장직을 양보했지만 정치적 위상은 오히려 급등했다.  

서 의원 등판론이 다시 등장한 이유로 친박계의 분열과 악화된 여론 등이 거론된다. 진퇴양난에 처한 친박계가 서 의원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전대 출마를 선언한 친박계 내의 이주영 의원, 이정현 의원 등이 ‘완주’를 선언하면서 친박계 분열은 현실이 됐다. 게다가 최근 들어 친박계 좌장격이 된 최경환 의원이 대표 선거에 나서기엔 곱지 않은 민심이 부담이다.

그러나 서 의원 등판론을 단지 친박계 대표론 정도로 해석하는 건 서 의원은 물론, 친박계와 새누리당을 폄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 의원의 정치력은 사실상 검증됐다. 이미 당 대표를 맡아본 경험도 있고, 그의 인맥이 여권은 물론 야당을 넘나들 정도로 마당발이기도 하다. 아울러 비박계에게도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은 인사이다. 현 비박계에서 가장 중량감 있는 인사인 김 전 대표와의 사이도 나쁘지 않다. '서 의원을 새누리당 대표가 아닌 친박계 대표로 축소시켜서는 안 된다'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여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5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일부 친박계가 서청원 의원이 자기들 사람이라며 등판론 군불을 때고 있는데, 그렇게 친박 색을 칠하면 '또다시 친박이 나섰다'라는 여론의 반감을 일으킬 게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왜, 서청원이라는 인물의 정치외연을 친박계로 축소시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도 덧붙였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국회의장까지 하려 했던 서 의원을 친박 틀에 묶어 당 대표에 나가도록 하는 건 새누리당이 또 다시 계파 싸움에 들어가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 의원이 자신의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한다"며 "그게 아니면 서청원 등판론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많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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