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불면의 밤 지새우던 곡성군수의 승부수
스크롤 이동 상태바
[칼럼]불면의 밤 지새우던 곡성군수의 승부수
  • 박종운 공덕한의원장
  • 승인 2016.07.05 1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종운의 한방 인문학 (9)>인식과 발상의 대전환 이루면 꿈은 이뤄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종운 인천 공덕한의원장)

공표 스릴러 영화 ‘곡성(哭聲)’이 연일 관람객 기록을 갱신중이다. 얼마 전 폐막된 69회 칸영화제의 공식 섹션인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해외 비평가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영화 곡성 때문인지 전남 곡성(谷城)군이 즐거운 비명으로 가득 찼다. 이곳에서 열린 장미축제가 대박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영화 곡성의 줄거리는 낯선 외지인이 곡성군에 나타난 후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사건들로 마을이 발칵 뒤집힌다는 것이다. 경찰은 집단 야생 버섯 중독으로 잠정적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모든 사건의 원인이 그 외지인 때문이라는 소문과 의심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간다. 곡성군 입장에서 보면 줄거리가 영 달갑지 않다.

곡성군은 전라남도에서 가장 산지(山地) 비율이 높고 평균 고도(高度)도 500m에 달하는 오지(奧地)이다. 농지는 그만큼 적고 내세울 수 있는 기업도 금호타이어 공장 하나다. 산업 기반이 열악하기 짝이 없는 이곳이 대박을 터트린 건 ‘영화의 힘’이다. 곡성군 인구의 7배에 달하는 23만명이 장미축제에 다녀갔다.

주변 지역에선 곡성군 장미축제의 성공을 기적이라고 말한다.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인구는 아래에서 둘째, 재정 자립도(7.44%)는 13위에 불과한 작은 지자체가 일궈냈기 때문이다. 장미축제에서 직접 벌어들인 소득이 10억원을 넘고, 축제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그 10배가 넘을 거라는 추산이 나오고 있다.

곡성군이 일군 기적의 중심에는 유근기 군수가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 불면의 밤을 지새우던 그가 내린 발상의 전환이 한 몫을 했다. 당시 어두운 인상을 주는 영화 곡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심했다. 곡성군의 이미지를 헤칠 수 있다는 것이 주류를 이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역발상으로 곡성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지리산과 섬진강이라는 빼어난 자연환경을 토대로 친환경 고품질 농축산업을 키우기로 목표를 삼았다. 사람들이 찾아와 머물고 가는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이제 곡성을 찾는 관광객이 일구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군 전역으로 확산하고 지속시키는 게 숙제이다.

흥행대박을 쓴 영화 곡성과 작은 기적을 일군 지자체 곡성을 얘기한 건 다름 아니다. 인식과 발상의 대전환을 이루면 반드시 꿈은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불면의 밤을 지새운 유근기 군수의 결단과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불면증을 연구해온 필자는 불면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올바른 처방과 진료로 작은 기적을 이루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