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변희재 보수논객들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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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변희재 보수논객들의 ‘허상’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8.02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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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 제기·기득권 지키기 등 노골적 이념 편향 강조
 "유명환 발언, 정신 이상자 아니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말", "김미화씨는 친노 연예인"...

최근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 대표적인 보수논객들의 이념편향성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대북발언과 관련, "반역자와 정신 이상자가 아니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말로 국민을 기쁘게 했다"며 "'종북세력이 말하는 민중이 주인이 되는 세상 만들기'는 노동자, 농민을 주축으로 하는 세력이 혁명적 방법으로 정권을 잡은 뒤 북한 정권과 연방제 적화통일 하겠다는 뜻"이라며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또 조 전 대표는 지난 1일 한나라당의 엄기영 전 MBC사장 영입과 관련, "엄씨가 MBC사장으로 있을 때 이 방송이 터무니없는 광우병 선동으로 어리석은 국민들을 거리로 내몰아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만든 원흉"이라며 "(엄씨를 영입하려는 MB정부는) 창녀의 윤리도 없는 정권"이라고 일갈했다.

변 대표는 지난달 15일 PBS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코미디언 김미화의 블랙리스트 발언과 관련, "지상파 3사는 한 방송사에서 프로그램을 맡으면 사실은 다른 방송국에서 쓰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관례"라며 "이미 MBC 시사 프로그램을 MC를 맡은 분이 타 방송사로부터 출연을 금지 당했다고 얘기하는 것 자치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미화씨는1992년도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이 선거운동을 한 적이 있으니 객관적으로 친노 연예인이 맞다"며 김미화씨의 정치적 성향을 거론했다.

이들의 발언에는 공통된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그간 보수세력이 수구세력으로 비판받는데 일조한 낡은 색깔론과 그것을 통한 기득권 지키기가 만연돼 있다는 점이다.

변 대표뿐 아니라 ‘김미화 블랙리스트’ 파문 이후 사회논객들은 앞 다투어 김미화씨를 향해 ‘차라리 정치를 하라’며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은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분노와 ‘코미디언이면 중립을 지키든지, 정치를 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일종의 압박 비슷하게 전개됐다. 그 이면엔 ‘코미디언은 딴따라’이기에 정치를 하면 안 된다는 일종의 계급적 의식이 내재돼 있는 불편한 진실이 존재한 채.

또 색깔론 발언은 남북한 분단체제라는 특수한 상황을 이용해 자신들과 다른 세력을 불순분자로 규정해 자신들의 지지세력을 결집시키는 등 기득권을 지키기에 활용한 측면이 커 선거 때마다 끊이지 않았다.

지난 7·28 재보선을 이틀 앞두고 민주당 광주지역 의원들이 앞두고 오병윤 민주노동당를 향해 색깔론을 제기했다.

민주당 김동철·강기정·김재균·이용섭 의원·윤봉근 광주시의회 의장 등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노당은 한미동맹의 철폐를 주장하고 어떤 대안도 없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정당"이라며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무조건적인 친미도 배격하지만, 민노당의 대안 없는 반미도 배격한다"며 색깔론을 제기했다.

또 지난해 4·29 재보선 당시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4·29 재보선을 앞두고 “선거 날이 용산참사 100일이 되는 날이고, 5월 1일은 노동절, 2일은 촛불시위 1주년이 되는 등 소위 체제 전복 세력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금년 들어 다시 한 번 이어지고 있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참여정부 당시 4대 개혁입법을 앞두고 보수세력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주체사상 추종세력으로 매도하고 과거사법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체제를 무너뜨리는 법안인 양 왜곡했다.

당시 한완상 교수는 보수세력의 색깔론과 관련, "색깔론 공세는 두려움의 표현이다. 그들은 아주 심각하게 기득권 상실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우리의 경우 여전히 상대방의 이념적 잣대를 인정하지 않은 채 나와 다른 타자에 대한 마녀사냥을 일삼는 반(反)자유주의 사상, 즉 반쪽짜리 자유주의라는 비판이 존재했다. 

이미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는 "한국 보수진영은 그 이데올로기에 반하는 사상과 행동을 처벌하는 사이비 자유주의"였다고 말한 바 있고 불온한 자유주의자 유시민 전 장관은 <불온한 자유주의자 유시민의 세상읽기>에서 "공산주의자, 사민주의자, 보수주의자 등이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경쟁하는 유럽의 민주주의에서 자신과는 다른 사상을 가진 사람의 존재를 존중하는 자유주의적 태도는 모든 주의자들의 기본"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그 전제는 관용이다. 관용을 통해서 나와 이념이 다른 정치적 ‘주의’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는 회의주의적 사고가 배제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또 타자가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그들이 박해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음은 자명하다.

우리 모두 독일의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가 역설한 "나의 정치적 자유는 나의 정치적 반대자들의 자유를 의미한다"는 기억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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