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승계 급물살'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능력 검증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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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승계 급물살'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능력 검증대 올랐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07.08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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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진에어 등에 업었지만 조종사 노조 갈등 '난감'
한진해운 사태는 조 회장 전담?…"조 부사장 아직은 몸 낮출 시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 대한항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아들 조원태 총괄부사장에 대한 경영승계 작업을 본격화함에 따라 그룹 경영 정상화의 구원투수로 나서게 된 조 부사장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진그룹이 계열사 한진해운의 자금 지원, 대한항공의 순손실폭 증가,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조 부사장은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 불식과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검증대에 오르게 됐다.

이에 따라 조 부사장이 책임 경영을 통한 위기 타개에 나설 경우 경영권 승계 명분이 생기지만 반대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한항공 오너 일가를 향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조원태 부사장, '주력 계열사 대표직+측근 비호' 통해 비상(飛上)할까?

조 부사장은 올해 들어서만 차례로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직에 오르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조 부사장이 지난 3월 18일 대표이사직에 오른 대한항공의 경우 1분기 323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0.2%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4월 7일 대표이사직에 오른 진에어 역시 1분기 영업이익 2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의 성장세를 그렸다.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은 1분기 수송객 수가 약 65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어났으며 진에어도 1분기 약 168만 명으로 63.5% 증가, 올해 실적 전망을 밝히고 있다.

조 부사장이 이들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에 오른 시기가 실적 호조세와 맞물린 데다 향후 실적 상승 기대감 역시 크다는 점에서 경영 능력을 드러내기에 유리한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조 부사장은 각 계열사에 경험이 풍부한 멘토이자 확실한 우군도 뒀다.

대한항공에는 지창훈 총괄 사장이 있다. 조양호 회장과 경복고 동문인 지 사장은 40년간 대한항공에 몸담아 온 베테랑으로 조 부사장에 실무 경험을 쌓아줄 적임자다.

또한 지 사장은 올해 주총에서 임기 3년의 대표이사에 재선임된 만큼 조 부사장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 사장이 64세의 고령이라는 점도 조 부사장이 향후 수년 내 총괄 사장 직함을 자연스레 물려받을 것이라는 데 힘을 실어준다.

올해 진에어 대표이사에 선임된 최정호 대표의 경우에도 20년 간 현장 전문가로 활약, 진에어 실적 증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업계는 조 부사장이 지난 2003년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 담당 차장으로 입사했지만 2008년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 본부장을 맡으며 본격적인 항공 관련업무를 익히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이들 전문 경영인들의 도움을 빌려 경영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내다 봤다.

조원태 부사장, 영향력은 커졌지만…한진해운·조종사 노조 문제 '글쎄'

조원태 부사장이 경영 보폭을 늘리고는 있지만 그룹 내 산적한 문제들을 처리하는 데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실제로 조양호 회장은 회사 오너로서 한진해운 사태에 직접 나섰다. 조 회장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도 내려놓으며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한진해운의 경우 내년 말까지 운영자금 1조2000억원을 마련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채권단은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오히려 한진그룹이 자체 해결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 이미 계열사들을 동원해 1조 원 이상 투입한 전력이 있어 그룹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추가 지원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진해운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서 업계의 시각은 오로지 조양호 회장에 쏠려 있다. 때문에 조원태 부사장의 그룹 내 역할론은 항공 부문에만 국한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한항공 내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에서도 크게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는 앞서 조 회장이 조종사들을 비난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논란을 빚은 바 있어 조 부사장도 언행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무리한 요구는 일반직 노조와의 노노(勞勞)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인데, 여전히 조 부사장은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업계는 대한항공이 올 초 조 부사장의 승진과 관련, 책임 경영 강화 목적이라 밝혔는 데 지금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원태 부사장의 그룹 내 영향력이 커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전면에 나설 수준은 아니기에 더욱 조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 승계가 한진해운 사태, 조종사 노조 문제 등을 겪는 어려운 시기에 이뤄지고 있는 만큼 몸을 낮출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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